35년 지기 비서실장 구속, 연수구청장은 모른다?

등록 2018.01.29 17:00

수정 2018.01.29 17:01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된 인천 연수구청장 비서실장 A씨(61)가 특정인을 무기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경찰조사로 드러났다
앞서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6일 오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연수구청장 비서실장을 구속했다. 또한 관계 공무원 4명과 외부 면접위원 1명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경찰은 29일 비서실장 A(별정직 6급)씨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2월 연수구가 무기계약직 직원을 채용할 때, A씨가 개입해 청탁을 받고 B(39)씨가 최종 채용되게 공무를 방해한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조사결과, 비서실장 A씨에게 청탁을 한 인물은 채용된 B씨의 장인 C(61)씨로 드러났다. C씨는 과거 연수구에서 청원경찰로 일하면서 A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B씨 채용이 마무리되자 차안에서 A씨에게 5만원짜리로 현금 1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C씨의 계좌에서 1000만원이 한꺼번에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C씨가 비서실장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그동안 C씨로부터 채용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자신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대가성은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A씨가 해당 부서 공무원과 면접위원 등 4명에게 B씨의 면접 점수를 채점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점수를 1등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C씨로부터 받은 금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재호 연수구청장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호(자유한국당) 연수구청장은 그동안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인천 1위를 달성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수면 아래에선 비서실장이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고 인사에 개입하고, 관계 공무원까지 움직인 사실이 드러났다.

구속된 비서실장 A씨는 이재호 청장과 35년 지기로, 연수구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A씨는 이 청장과 같이 민간업체(청소환경용역)에서 일했던 인사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박남춘 위원장)은 29일 성명을 내고 "밀실 보은 인사가 비리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구정 전문가도 아닌 사람을 단지 친분만으로 비서실장에 임명했다"며 "결국 구청장의 밀실 보은 인사가 무기계약직 채용비리로 이어지면서 전형적인 적폐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또 이재호 구청장이 이번 인사비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 당직 인사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9일 이재호 청장을 연수구갑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에 임명했다. 경찰이 연수구 채용비리 문제로 지난해 12월 이미 연수구청장 비서실을 압수수색 한 후에 선임한 일이라 논란이 일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해 사전 첩보를 접수하고, 지난해 12월 구청장 비서실 등 연수구청을 압수 수색했다. 그리고 지난 22일 A씨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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