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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악산에서 바라본 풍경 물띠를 남기며 항해하는 배 ⓒ 오성실
항해 용어 중에 WAKE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항적 정도로 번역되는 말인데, 배가 지나간 자국이란 뜻입니다.
왜~ 배가 지나간 자리엔 포말이 일고 물 띠가 생기잖아요. WAKE 는 바다에 남는 흔적 같은 거죠.
배가 지나가면서 생기는 자국이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게 항해사에게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합니다.
계속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망망대해에서 나침반이 없다면 방향감각을 잃기 십상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앞으로 간다는 것이 정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과 같은 의미는 아닐 테니까요.
먼 바다에서 계속 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앞이 아니라 뒤를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길을 잃었다 싶을 때, 뒤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거겠죠.
가는 길이 불안하다면, 한번쯤 멈춰서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거기서 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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