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근
99주년 삼일절인 1일, 하늘은 맑았다. 찬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에 광장에 모인 보령시민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날 보령시에서는 6개월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제작된 '보령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보령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8월 보령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구성 되고, 같은 해 9월 평화의 소녀상 건립 후원회가 조직됐다. 후원회가 조직된 후 30여개의 단체와 500여명의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함께 배지판매, 폐핸드폰 모으기 등으로 소녀상 제작비용을 모금하여 99주년 3.1절에 제막을 갖게 돼 그 의미를 더했다.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 보령 문화의 전당 광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동일 보령시장과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하여 제막식을 지켜봤다.
이날 열린 제막식은 '보령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한 행사로 우리의 아픈 역사이지만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성노예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 명예회복 그리고 진실한 역사를 기억하고 인권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제막식은 추모 명상연주와 사물놀이의 식전공연으로 시작됐으며 이어 경과보고, 헌시낭독, 작품 설명, 소녀상 제막, 목도리 리폼식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보령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장 조병익씨는 "한일간의 풀리지 않는 매듭은 여전히 공존하고 이에 편승하려는 세력도 우리 사회에 현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한편의 역사를 숭고하게 기억하고 바른 역사 인식에 한걸음 더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또한, 보령민주단체협의회 김영석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전쟁의아픔과 일제의 위안부 만행을 기억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을 담았다"라면서 "오늘을 계기로 정의가 불의에 승리하는 역사로 보령을 가꾸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령 평화의 소녀상' 제작에는 지역의 한 기업이 오석(벼루나 비석에 주로 쓰는 검은 돌)을 제공하는 등 지역민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보령의 특산물인 보령 남포 오석으로 제작된 '보령 평화의 소녀상'은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검은색으로 제작됐다. 검은 오석으로 제작된 소녀상은 의자에 앉아있는 소녀 모습으로 그 옆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으며, 두 손을 모은 소녀상에는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보령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박주부 작가는 "나비는 희망을 의미하며, 빈의자는 동행과 비문의 형상은 산넘어 물건너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라며 "오석으로 제작한 소녀상은 아픈 역사속에서 희망을 날린다"며 소녀상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제막식에서 한 여고생이 울면서 읽은 시 낭송은 참석한 200여 명의 보령시민들을 더욱더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전아무개씨는 "다른 지역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지역에도 소녀상이 세웠졌다"며 "소녀상은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우리의 뜻이며, 젊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1시간여의 제막식을 마친 후 여학생들은 준비한 보라색의 목도리를 '평화의 소녀상에 입혀주었다. 또한, 이날 제막식에 참여한 시민들도 소녀상에 앞에 장미꽃 등을 놓고 소녀상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제막식을 축하했다.
'보령 평화의 소녀상' 오석 비문에는 보령시민의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은 비문이 적혀있다.
그대
나라를 빼앗긴 시대의
형용 할 수 없이 아픈 상처여
위로 할 수 없이 슬픈 한이여
깨어진 그 영롱한 꿈을
빼앗긴 사람다움의 권리를
잔악한 전쟁폭력의 횡포를
세세토록 가슴에 새기고자
여기 보령 오석에 갈고 닦아
평화의 빛으로 펼쳐 보오니
보령시민의 참뜻을 다져
이젠 더욱 어엿하시라
우리의 아리따운 누이여
2018년 3월 1일
보령시민한편,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위안부 용어 대신 일본군 성노예로 표현하도록 조례를 바꿨다. 또한 현재 생존해 있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3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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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3.1절 맞아 오석으로 세워진 '보령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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