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간척의 역사가 담긴 시흥시 '바라지 물길'
김종성
경기도 시흥시에는 '바라지 물길'이란 곳이 있다. 바라지는 물왕저수지에서 호조벌, 연꽃테마파크, 갯골생태공원, 월곶포구, 배곧신도시, 오이도를 연결하는 총 길이 30㎞의 긴 물길이다.
바라지 물길이 흐르다 바다와 만나는 오이도에선 바다 위를 지나는 직선의 둑길 시화방조제(12km)가 이어져 있다. 바라지 물길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간척의 역사가 담겨있는 길이다. 국가발전을 위한 간척사업 뒤에 숨겨져 있는 자연파괴 현장의 길이기도 하다.
물길 따라 자전거길이 나있어 자전거여행하기 좋은 코스이기도 하다. 월곶포구에서 오이도를 지나 한쪽 편엔 호수, 다른 편엔 바다가 펼쳐지는 시화방조제를 달려 대부도까지 갔다. 정겨운 포구에서 작은 섬, 이채로운 신도시 수변공원, 바다를 가른 광막한 방조제까지 다채로운 여행길이었다. 마침내 긴 겨울이 끝나려는지 얼굴에 닿는 바람에서 살랑거리는 봄이 느껴졌다.
* 주요 자전거여행길 : 월곶역, 월곶포구 - 배곧신도시 수변공원 - 덕섬, 오이도 - 시화방조제 -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 - 시화방조제 - 오이도역 (약 35km)갯벌에서 간척으로 생겨난 월곶포구 월곶포구(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820-4)는 수인선 전철역(월곶역)이 있어 찾아오기 더욱 편해졌다. 가까이에 어시장,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소래포구와 오이도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한산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한적하고 여유 있게 포구여행하기 좋다.
포구 주변에 바다가 보이는 산책로가 잘 나있고 어선, 낚시 배들이 정박해 있는 고즈넉한 포구의 모습이 펼쳐진다. 해질녘 고기를 잡으러 먼 바다로 떠났던 어선들이 들어오는 월곶포구 해안은 시흥 9경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월곶(月串)의 곶은 바다를 향해 뾰족하게 내민 땅이란 뜻이다. 강화의 갑곶, 포항의 호미곶 등도 서로 지형이 비슷하다. 육지에서 바다로 내민 모습이 반달과 같다하여 월곶이란 이름이 붙었다니 재밌다. 곶자가 들어간 곳은 조망이 월등히 좋다보니 군사시설이 들어서곤 하는데, 월곶도 조선시대엔 수군만호(水軍萬戶)가 설치될 정도로 군사요충지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