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10일 오후 창원광장에서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30회 경남여성대회"를 열었고, 강영희 창원시의원과 이선이 민중당 창원시당 부위원장이 고무풍선 터뜨리기를 하고 있다.
윤성효
"프랑스는 한 아이를 낳으면 온 마을이 키운다"직장·가사·육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네 아이를 낳아 기른다고 한 여성은 "남편은 집에만 오면 쇼파와 침대, 바닥을 좋아했고, 집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엄마한테 가'였다. 엄마들은 육아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육아는 엄마 혼자서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아이가 아니고 우리의 아이다"고 말했다.
3명의 자녀를 두고 직장에 다닌다고 한 여성은 "출산과 육아를 하는 순간 직장은 힘들다. 첫 아이를 낳아 휴가를 끝내고 복직하려고 하니 제 자리가 없었다"며 "남편의 외벌이로 경제가 힘들어 많이 싸우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뒤에 저는 재취업을 했다. 남자들은 '군필'이라며 월급을 많이 주는데, 여자들은 아이 낳았다고 월급 더 주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아이 셋이면 집안일을 남편이 많이 도와주느냐고 묻는다. 가사와 육아는 누가 누구를 도와주는 게 아니다. 직장맘도 사람이다. 함께 하면 가정이 화목해진다. 지금은 남편이 많이 변해서 가사도 많이 한다"고 했다.
사천에서 아이 셋을 낳아 키운다고 한 여성은 "이 자리는 여성으로 서고 싶다. 아이 셋을 낳았으니 애국자라 하더라. 애국을 했는데, 친일파는 잘 먹고 잘 사는데 애국자는 3대가 망한다는 말처럼 제가 지금 어디를 나가도 떳떳하게 살 수가 없다"며 "아파트 13층에 사는데 셋째를 낳고 나서 힘들어서 뛰어 내리고 싶더라. 그래서 육아모임에 나가 책도 읽고 공부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한 아이를 낳으면 온 마을이 키운다고 한다. 우리는 아들 셋을 데리고 시장에 가면 보는 사람들이 '딸이 없느냐'고 묻는다. 마치 죄인처럼 된다.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들 눈치도 받는다. 우울함을 풀기 위해 육아모임에 나간다"고 했다.
이밖에 '여성의 정치 참여'와 '비정규직 여성의 차별' 등에 대한 발언도 있었다.
이날 여성대회 참가자들은 창원지방검찰청 앞에 집결해 이곳까지 "성평등 한걸음 업(UP), 성평등 세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 #MeToo 걷기"를 벌였다.
마지막에 기념식과 경품추첨이 진행되었다. 기념식에는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부인 변화선 교사, 공민배 경남지사 예비후보, 전수식·허성무·석영철 창원시장 예비후보, 여영국 경남도의원, 정영주·강영희·노창섭 창원시의원 등이 함께 했다.
각 단체는 "미투,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 "애기를 기똥차게 잘 키우는 아빠", "월경을 말하다", "여성노동자 직접 정치시대", "차별 스튜핏, 함께 그뤠잇", "형법 제269조 낙태죄 폐지"라는 제목으로 체험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