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초나무
고양생태공원
고양생태공원을 조성할 때 산초나무를 심으려고 여러 곳을 수소문했습니다. 산초나무는 구하기 쉽지 않아서 애를 먹었습니다. 개발을 앞두고 있는 곳에 산초나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겨우 찾아내 20그루 정도를 부들연못 건너편에 옮겨 심을 수 있었습니다.
산초나무를 데려오면서 분명히 애기들이 딸려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애기는 호랑나비입니다. 산초나무는 호랑나비 먹이식물이기 때문에 산초나무가 있으면 반드시 호랑나비가 있습니다. 그런 속셈으로 산초나무를 이식하려고 그 난리를 친 것이죠.
그래서 산초나무 잎에 호랑나비 알이 붙어오기를 기대했습니다. 만일 알이 따라오지 않더라도 호랑나비가 먹이식물인 산초나무를 찾아오기를 바랐습니다. 먹이식물이 있으면 나비들은 모여들기 마련인데, 그것을 후순위로 노린 것입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산초나무 위를 유유히 날아가는 호랑나비를 보았습니다. 먹이식물의 힘은 놀라웠습니다. 산초나무가 있는 곳에 반드시 호랑나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죠. 그 덕에 우화하는 호랑나비를 봤고, 증거를 사진으로 확실하게 남기게 되었습니다.
나비들은 편식장이입니다. 좋아하는 식물이 따로 있어 그것만 먹고 그 주변을 맴돌면서 살아갑니다. 알을 낳고, 번데기가 되고, 성충이 되어 혼인을 한 뒤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먹이식물 주변을 떠나지 않습니다. 나방도 나비와 비슷한 습성을 지녔습니다.
산초나무와 호랑나비, 쥐방울덩굴과 꼬리명주나비, 방풍나물과 산호랑나비, 환삼덩굴과 네발나비, 뽕나무와 멧누에나방, 담쟁이덩굴과 줄박각시, 냉이와 배추흰나비, 토끼풀과 노랑나비, 쑥과 적은멋쟁이나비가 우리 공원에서 관찰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