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근 시민기자는 현장에서 기사를 쓴다. 특별한 취재장비가 있는 건 아니다. 핸드폰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다. 그를 현장에서 만나면, 쭈그려 앉아 기사쓰는 모습일 때가 많다.
신영근
지난달 19일, 꽃집에 가려고 버스를 탔다. 카메라와 취재 수첩도 챙겼다. 이번에는 내가 '펜을 든 꽃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서다. 이른 아침부터 비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었다.
홍성종합터미널에서 신영근 시민기자를 만났다. 충청도 사투리가 구수한 '아저씨'였다. 그의 발이자 짐수레인 승합차에 올라타 '홍성읍 충절로 1053번 길 106-2'에서 내렸다. 눈앞에 간판이 보였다. '꽃다지 화원'이란 다섯 글자가 색이 달랐다. 여기가 '펜을 든 꽃집 아저씨'의 일터였다.
숨 돌릴 겨를도 주지 않고 물었다. 꽃집 일 하기도 바쁠 텐데, 왜 글을 쓰냐고. 신영근 시민기자의 대답은 이랬다.
"이게 다 박근혜-최순실 때문이쥬. 국정농단 때부터 본격적으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썼으니께. 그때 여기 동네에서도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고 촛불을 들었는데, 뉴스에는 안 나오는규. 언론에서도 지역 소식은 무관심 하고유. 서울 사람만 거리에 나온 게 아니고, 동네 사람들도 촛불을 들었다는 걸 알리고 싶었슈. 지역 언론조차 외면하는 동네 소식을 기록하고 싶었슈. 그게 다예유."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신영근 시민기자도 이랬다. 글쓰기, 배운 적이 없었다. 취재 방법도 몰랐다. 육하원칙은 '수학의 정석'에 나오는 공식인 줄 알았다. 그래서다. 나름 공들여 쓴 기사도 흔한 말로 '물 먹기' 일쑤였다.
포기하지 않았다. 온몸으로 넘어지고 깨지면서 글쓰기를 익혔다. 지치지 않고 쓰고, 또 썼다. 이렇게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500편의 기사를 썼다. 하루 평균 1건의 기사를 <오마이뉴스>에 보낸 꼴이다.
- 꽃집 운영하면서 시민기자 활동하는 것을 두고 가족들의 불만은 없나?"사실, 집사람은 시민기자 활동하면 "돈이 되냐, 장사가 되냐"며 불만이쥬. (웃음) 근데, 시민기자 활동이 재미있고, 신나유. 그래서 다음날 취재하러 갈 일이 있으면 밤새 꽃집 일하고 장사 준비 다 해놓고 현장에 가쥬. 내 신조가 뭐든 미쳐서 하자는 거유. 놀 때는 신나게 놀고, 장사할 때는 또, 열심히 장사하고. 물론 집사람 눈에는 차지 않겠지만 어쩔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축구화 신고 달려간 취재현장, 특종을 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