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안마센터 홈페이지
두드림안마센터
그의 눈물에 젖은 가입 동기를 듣고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기사 읽는 방법을 물었다. 그는 탁자 위에 있는 아이폰을 들고 시연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릴 때마다 소리가 났다. 보이스 오버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 엔진을 사용했다. 그가 제목을 클릭하자 보이스 오버는 평상시 말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기사를 읽었다.
"저는 시각 1급 장애인입니다. 한쪽은 가짜 눈(의안)이고 다른 한쪽 시력은 0.001입니다. 글이 코앞에 있어야만 볼 수 있죠. 한번은 교보문고에서 책 제목을 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왜 책의 냄새만 맡고 다니냐'고 묻더라고요.(웃음) 요즘은 기사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요. 시각장애인도서관, 국립중앙장애인도서관, 소리책 온소리 등에서 서비스하는 책입니다. 우리 몸의 노화 원인을 밝히는 텔로미어 '스프링치킨', 태초 먹거리 서적 등 제 일과 연관된 책을 주로 보는 데, '천상의 예언' 같은 소설책도 읽죠. 우리 집의 기계들은 내가 읽는 책처럼 다 말을 합니다. 밥솥도 말을 하고, 컴퓨터와 휴대폰도 그렇죠. 모두 내 친구들입니다." 그에게 읽기와 듣기는 동의어였다. 그는 쓰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용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가 그의 노트북이다. 지금은 1분에 50~60타 정도 치지만, 연습을 하면 300타 정도는 칠 수 있단다. 그는 이걸 이용해서 간단한 독후감을 쓰며, 페이스북에 글도 올린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기도 한 그는 한 번도 기사를 쓰지는 못했지만, 말하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사는 이야기로 소화할 수 있고, 장애인 인식 개선과 수급권자의 사연 등 복지 문제도 그가 직접 겪은 일이기에 잘 쓸 수 있다고 했다. '조현민 갑질' 문제는 항상 '을'이었던 시각장애인의 삶으로 피력할 수 있다고 했다.
[30년 노하우] 마음을 풀다 그의 안마 경력은 30년이다. 맹아학교 고등부를 졸업하면 안마사 자격증이 나온다. 인문계에 들어가면 '국영수'를 미친 듯이 하듯이, 맹아학교는 3년 동안 교과 수업의 60%를 안마 실습 및 이론 교육에 할애한다. 매일 2시간씩 실습을 하고 해부, 생리, 병리, 한방, 전기치료, 침구, 안마 마사지, 지압 이론 등을 배운다.
송삼례 회원은 1990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안마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재야의 '안마 고수'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한 방송에 출연한 스님이 무료로 마사지를 가르쳐주겠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서 안마 수련을 했다.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안마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다.
태국 현지에 두 차례나 가서 세계의 다양한 안마 방법을 익혔고, 피부 관리와 건강 다이어트 관리사 자격증도 땄다. 자기만 배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원복지관과 안마사협회 충남지부 부설 안마 수련원에서 강의도 했단다. 이런 그에게 '두드림 안마센터의 안마는 무엇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그는 기술이 아니라 정신이라고 정리했다.
"내가 주무르는 사람을 돈으로 볼 것인지, 치유를 받고자 하는 인간으로 볼 것인지, 이 마인드부터 다르죠. 완전한 치유는 사람의 근육을 푸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마음과 영혼까지 치유하는 전문 테라피를 지향합니다. 저는 30년 동안 적어도 12만 명의 몸을 만지면서 임상 실험을 했다고 볼 수 있죠." - 마음과 영혼은 어떻게 치유하나요?"어깨가 아파서 왔다는 사람, 디스크 수술을 했다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대부분 뭉친 근육을 풀려고 오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몸을 만지면 근육만이 아니라 마음도 풀어집니다. '저는 재혼한 사람입니다' '얼마 전에 너무 억울한 일을 당했어요' 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마음을 건드리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이죠. 손끝으로만 소통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통하면 많은 위로를 받습니다."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두드림 안마센터'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였다. 나는 몸을 두드려서 근육을 푸는 안마 방법에서 연유한 것으로 짐작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몸을 두드려 푸는 게 아니라 저와 남편, 이 두 명의 꿈이기에 '두 드림'입니다. 장애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내 힘으로 아이를 양육하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는 삶을 꿈꿉니다. 죽기 전까지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