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을', 방송작가 노동권 쟁취하겠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유니온 대전충청지회 출범... 대전·세종·충북 작가 38명 참여

등록 2018.03.30 21:33수정 2018.03.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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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산하 방송작가지부 대전충청지회(지회장 이윤숙) 출범식이 30일 저녁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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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산하 방송작가지부 대전충청지회(지회장 이윤숙) 출범식이 30일 저녁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개최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방송작가도 노동자다. 노동권을 쟁취하자."

근로계약서도 없고,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최저임금이 올라도 보수가 오르지 않는 직업군이 있다. 바로 방송작가들이다. 그들이 스스로 '처우개선'과 '노동인권'을 찾겠다며 노조를 결성했다.

전국언론노조 산하 방송작가지부(지부장 이미지, 별칭 방송작가유니온)는 30일 저녁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대전충청지회(지회장 이윤숙)' 출범식을 개최했다.

지난 해 11월 11일 출범한 방송작가지부는 표준근로계약서 도입과 4대보험 도입, 원고료 현실화 등 방송작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방송작가 직업군의 특성상 서울과 수도권에 관련단체나 활동이 집중되어 있다. 그럼에도 지역 방송작가들이 방송작가지부에 대거 가입하며, 전국적인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지난 2월 24일 대구와 안동, 포항을 포함한 영남지회가 지역지회로는 최초로 출범했으며, 이번 대전과 세종, 충북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대전충청지회가 두 번째로 출범했다. 대전충청지회에는 KBS·MBC·TJB·교통방송·KTV 국책방송 등의 작가들이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고, 38명의 작가들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이날 출범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국회의원과 우희창 대전충남민언련 대표, 김영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이상재 공공운수노조대전충남본부장 등 대전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해 '대전충청지회' 출범을 축하하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날 연대발언에 나선 이한신 대전충남언론노조협의회 회장은 "좀 더 일찍 방송작가들의 처우가 개선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함께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여러분들의 처우개선에 역할을 제대로 못한 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대전충남언론노조협의회에서 여러분들의 투쟁을 힘차게 돕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상재 공공운수노조 대전충남본부장은 "노동자에게 가장 큰 권리는 노조할 권리다. 그 권리를 쟁취하신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제 여러분들이 원하는 노동3권 쟁취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모든 노조는 업종은 달라도 다 한 식구다. 함께 가는 동지들이다. 우리도 여러분들의 노동권 찾기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우희창 대전충남민언련 공동대표는 "여러분들이 만드는 방송의 마지막 소비자는 시청자다. 그 시청자들을 위해서도 방송작가들의 노동권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며 "그 길에 대전지역 시민사회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미지 방송작가지부장은 "지역방송작가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저도 잘 몰랐다.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였다"며 "그러나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열망은 그 만큼 크다고 생각한다. 그 열망을 담아내서 지금보다 나은 방송작가의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윤숙 대전충청지회장도 "그 동안 지역방송작가들은 심각한 노동강도를 버텨야 했다. 방송에 필요한 필수인력임에도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해왔다. 더 큰 안타까움은 계약서 한 장 없었다는 것"이라며 "나쁜 관행은 침묵하는 자들에 의해 계속 유지된다고 한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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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역방송작가 실태조사 결과' 보고 내용 중 월평균 급여 현황. ⓒ 방송작가노조


한편, 이날 출범식에서는 '2018 지역방송작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는 지난 2월 2일부터 18일까지 16일 동안 총 192명의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이며, 보도자료를 통해 앞서 발표된 바 있는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역방송작가들에게는 '원고료 인상', '표준근로계약', '상해 보험' 등 3가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소 5년에서 10년간 원고료가 인상되지 않는가 하면, 원고료 지급 기준조차 없었다. 또 계약은 구두로 하고, 구체적인 노동조건도 알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상해 보험조차 없었다.

지역방송작가들의 월평균 추산 급여는 150만-200만 원이 36.5%로 가장 많았고, 100만-150만 원이 25%였다. 200만-250만 원은 21.9%로 나타났다. 지역방송작가 61.5%가 월 200만 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지역방송작가 80% 이상이 생계 걱정을 하고 있으며, 투잡을 하거나 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방송작가들의 원고료다. '원고료 인상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가 전체의 43.2%에 달했고, '2011년 봄 이후로 오른 적이 없다'나 '몇 년간 동결 상태', '원고료를 깎지만 않아도 감사할 판'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또한 원고료의 책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거나, 원고료 책정 기준이 없는 방송사도 상당했다. 방송사의 원고료 책정 기준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65.1%가 '정확히 또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27.7%가 '기준이 없다'고 답했다.

#방송작가노조 #방송작가지부 대전충청지회 #방송작가유니온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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