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빙하 캠프장보고 기지로부터 180km, 3000m 고도에 설치한 빙하 캠프. 눈 평원의 한가운데 유일한 안식처가 된다
김진홍
텐트는 강풍에 견딜 수 있게 단단히 로프로 고정을 한다. 추위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크다. 캠프 설치를 완료했다. 제일 먼저 따뜻한 물을 끓인다. 물은 걱정이 없다. 텐트 주변의 눈을 녹이면 된다. 모든 음식들은 돌덩이처럼 얼어버렸다. 식사를 위해서 해동을 시켜야한다.
문명의 일상에서 단절을 느낄 때, 비로소 '오지에 왔구나! 생각이 든다. 소고기, 삼겹살, 열량이 높은 단백질로 식사를 한다. 어떤 인연이 있어 남극의 텐트 안에 모였다. 세상과의 단절감은 있지만 대원들과 의지하며 가깝게 소통하게 된다. '지금, 여기' 시간에 집중한다. 행복의 시간은 멀리 있지 않음을 상기한다.
"설마 텐트가 날아가지는 않겠지?" 동료대원이 묻는다.
"귀마개 줄까?" 바람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긴 한다.
소리와 시각으로 느끼는 두려움이 크다. 눈 블록을 쌓았지만 수시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버린다. 누군가 밖에서 텐트를 부여잡고 흔들어대는 것 같다. 백야라 밖은 낮과 같다. 귀마개와 눈가리개를 하니 조금 편안해진다. 입에선 김이 하얗게 난다. 따뜻한 물을 담은 물통을 '꼬옥' 품고 침낭에 들어간다.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주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