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아버지의 기억

등록 2018.04.18 20:58수정 2018.04.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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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유석


이버지는 송추, 현행 행정구역상으론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가 고향이다. 이곳은 충주 지씨 집성촌이기도 하다.


지금 송추는 고속도로가 나고 아파트가 들어서며 도시화가 진전됐으나 8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이었다.

큰 집 선산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가 있고, 그래서 명절 때면 우리 가족은 성묘를 갔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내가 어렸을 적, 아마 초등학교 때일 것이다. 음력설과 추석이면 성묘를 갔었는데 한 번은 음력설에 눈이 많이 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가 있는 선산 언덕에도 눈이 수북히 쌓였다. 성묘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발이 푹푹빠졌고, 난 순간 겁에 질렸다. 그때 아버지는 이런 날 업고 눈 쌓인 길을 내려갔다.

아버지께서 지난 16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18일, 오래 전 어린 아들을 업고 내려갔던 바로 이 언덕길 둔덕에 아버지께서 영원히 잠드셨다.


아버님 안장을 마치고 이 길을 내려오면서 문득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날 업고 내려오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또 한 번 슬픔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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