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고 군사분계선 넘는 남-북 정상2018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손을 잡은 채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을 지켜보며 트위터에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강행하던 혼란스러운 해를 넘어, 이 시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라고 썼다. 트럼프는 하늘로 솟던 미사일과 땅을 울리던 핵실험을 정겨운 대화와 따뜻한 포옹과 대비시켰지만, 달라진 것은 한반도 상황만이 아니다. 트럼프 자신의 태도 역시 밤과 낮처럼 바뀌었다.
불과 몇달 전만 해도 , 트럼프는 "전쟁이 나도 여기(미국)가 아니라 거기(한국)서 나는 것이고, 수천 명이 죽어도 여기가 아니라 거기서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놓고 "핵전쟁"을 입에 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포린폴리시> 같은 '진보 성향'의 매체에 까지 '지금이 북한을 폭격할 때'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무엇이 이런 호전적 분위기를 바꿔놨을까.
제 운명을 남의 손에 맡긴 채 굴종으로 일관하던 '변방'을 벗어나, 스스로 평화의 길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한 탓이다. 평창올림픽에서 남북의 선수가 함께 어울리는 장면이 늘 수록 미국에서 '전쟁'을 말하는 사람이 줄었고, 남북회담에서 두 지도자가 함께 웃는 모습이 전파를 타는 시간이 늘 수록 북미 회담에 대한 회의의 목소리도 사라져갔다.
홍준표의 기괴한 '백투더퓨처' 놀랍게도, 11년 만에 만난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를 논하고 있을 때, 일부 보수세력은 인공기를 불 태우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시위대 손에는 "지금이 북한을 폭격할 떄"라는 푯말이 들려 있었다. 이들에게는 전쟁보다 평화가 두려운 모양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북핵 문제는 북한의 체제보장이 선행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로서는 미국과 협력하여 북한을 안심시킬 수 있는 국제적 보장을 해 주고 북핵폐기를 유도하는 방안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이 홍준표의 소망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이고, 곧 다가올 북미정상회담이다. 그가 그때 알았던 것을 지금 모르는 이 '백투더퓨처'스러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과거를 까마득히 잊은 것일까, 아니면 그저 '쇼'를 하고 있을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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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 교수로,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베런드칼리지)에서 뉴미디어 기술과 문화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몰락사>, <망가뜨린 것 모른 척한 것 바꿔야 할 것>,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를 썼고, <미디어기호학>과 <소셜네트워크 어떻게 바라볼까?>를 한국어로 옮겼습니다. 여행자의 낯선 눈으로 일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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