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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단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의혹을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지난 3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만의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이었다."
단원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 전 감독은 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구속 48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정식 재판을 앞두고 쟁점과 증거조사방법을 정리하는 절차라,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전 감독은 녹색 수의를 입고 직접 출석했다. 본격 심리에 들어가기 전에는 본인이 작성한 자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발성교육이었다"
이날 이 전 감독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연기 지도를 하며 여성 단원의 음부를 손으로 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발성하기 위해서는 단전에 단단히 힘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음부 상부)에 힘을 줘서 소리를 내라고 지도한 것"이라며 "이는 피고인이 가진 독특한 연기 지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지도 방법은 대다수 단원들도 수긍했다"라고 주장했다.
여성 단원에게 안마를 시키고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오래 합숙 훈련을 해 피곤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갑자기 혹은 피해자 의사에 반해 손을 끌어당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피고인석에 앉은 이 전 감독은 이름, 주소, 생년월일 등을 묻는 인정신문(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 때를 제외하곤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 중에 옆자리 변호인과 귓속말을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여성아동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는 이 전 감독이 극단 창단자이자 실질적 운영자로서 가진 절대적 권한을 이용해 2010년 7월~2016년 12월 여성 배우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 추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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