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전력' 해스펠, 미 CIA 사상 첫 여성 수장 등극

상원 인준 통과... "심문 프로그램 않겠다" 약속

등록 2018.05.18 14:17수정 2018.05.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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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인준안 가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 중앙정보국(CIA)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탄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미국 상원은 지나 해스펠 CIA 국장 지명자의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했다.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는 해스펠의 인준안을 찬성 10표, 반대 5표로 가결 처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후임 CIA 국장으로 지명한 해스펠은 이로써 모든 관문을 통과하며 1947년 CIA가 공식 설립된 이후 첫 여성 국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공군인 아버지를 전 세계 미군기지를 돌아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 해스펠은 육군사관학교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여학생을 받지 않는다는 방침에 꿈을 접었고, 공군특수부대 군무원으로 일하다가 CIA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런던 지부장을 두 차례나 역임했고 국가비밀공작국(NCS) 국장을 맡는 등 CIA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능력을 인정받아 CIA 역사상 첫 여성 부국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2002년 태국의 CIA 지부에서 근무할 당시 이른바 '블랙 사이트'(black site)로 불리는 비밀 수용소를 운영하며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을 지시했고, 이와 관련한 영상 자료를 무단으로 파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물고문 논란으로 CIA를 떠났던 해스펠은 국장 지명 후에도 반대 여론에 부담을 느껴 자진 사퇴를 고려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만류하면서 마음을 바꿔 청문회에서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청문회에서 "내가 CIA를 지휘하는 동안 불법적인 구금이나 심문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겠다"라며 "대통령이 지시하더라도 CIA의 비도덕적인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해스펠은 대통령이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것을 지시하면 진실을 말하고 맞설 인물이라고 믿는다"라며 해스펠을 지지했다.

반면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잡혀 고초를 겪었던 '고문 반대론자'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해스펠 인준을 반대하며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지나 해스펠 #물고문 #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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