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대화 25일 못박은 이유? "북한과 얘기됐을 것"

청와대 "맥스선더 끝나면 대화 재개 관측"... 전문가들 "정부 노력 있었을 것"

등록 2018.05.23 17:58수정 2018.05.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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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나누는 문재인-트럼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의견 나누는 문재인-트럼프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Max Thunder)'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22일 낮(미국 현지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한미정상회담 관련해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 간 진행하기로 예정됐다가 무기한 연기된 남북 고위급회담 등 대화 재개 시점을 오는 25일 금요일로 못 박았다. 북한은 지난 16일 새벽 남북고위급회담 직전, 11일~25일 진행되는 한·미 연합 공중훈련 '맥스 선더'를 이유로 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관련기사: 북한의 갑작스러운 '회담 무기한연기' 통보, 왜?).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23일 오전(한국시각), 북측이 그간 거부해온 남측 기자들의 명단을 접수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허용하면서, 경색된 듯했던 남북 간 분위기도 다소 풀린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남북 대화 시점을 '25일(금요일)'로 말한 데 대해, 그 배경에 북한과 일정 수준의 합의가 있었으리라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라며 "문 대통령이 여러 분석을 통해 25일 이후 남북한 교착된 상태들이 풀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라고만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정치학 박사)은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날짜를 구체적으로 말한 데엔 이유가 있을 거다. 남북간 일정 수준에서는 얘기가 됐으리라 본다"며 "(정부에서는) 그때쯤 북한이 화답하리라고 본 것 같다. 다음 주 중 고위급회담이 열려 6.15(남북공동선언 기념), 8.15(광복절) 등 행사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맥스 선더'를 이유로 한 앞선 북한의 조치는 북한 내부를 향한 메시지라고도 분석할 수 있다. 북한 내부로서도 해당 훈련이 끝나야만 다시금 합의를 이행할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게 홍민 북한연구실장의 설명이다.


대북관계에 정통한 또 다른 전문가도 "구체적인 날짜, 시점이 나온 것은 북한과 물밑에서 얘기가 이뤄졌다고 보는 게 맞다"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 실무 수준에서의 합의도 없이 날짜를 '25일'로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북한 누구보다 잘 아는 건 한국... 25일 시점, 그만큼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뜻"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 'MBC 이범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현 상황에서 북한의 의도·불만을 그 누구보다 우리(한국)가 잘 알고 있지 않나"라며 "(25일 이후) 대화가 재개된다는 건 단순한 낙관·기대라기보단 그만큼 한국·미국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뜻으로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간에 다소 오해가 있었던 부분을 풀기 위해, 우리(한국)가 물밑이든 간접적이든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자세·성의를 보이면 북한이 다시 돌아와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다(라는 메시지), 그런 맥락으로 봐야 할 것 같다"는 추가 설명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도 같은 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이번에 남측 기자들을 못 오게 한 것은 맥스선더 훈련 때문"이라면서 "(북의) 메시지는 전달됐으니 이제 풀어야 한다. 그래야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할 얘기가 있고 미국에도 체면이 선다"고 언급했다.

한미 훈련을 이유로 한 북한 측의 불만 전달은 한국·미국 등 관계 국가에 충분히 전해졌으므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한미회담 종료 직후, 북한이 기다렸다는 듯 남측 취재단의 명단을 접수하면서 얼어있던 남북 간 분위기는 다소 풀어졌다.

북한은 앞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시험장 폐기식을 알리는 한편, 시점과 관련해 "핵시험장(실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5월23일부터 25일 사이에, 일기 조건을 고려하며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고 알렸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 취재진은 이날 남북 직항로를 이용해 북한 원산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 현지시간으로 22일 낮 12시 42분부터 1시간 26분간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양국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면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 북한이 가진 불안감이라는 것은 결국은 체제 보장에 대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체제 보장과 안정 부분에서의 논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체제 보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저희가 지금 이 시점에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만 답했다. 이는 북한의 구체적인 체제 보장 방식에 대한 구상·계획이 있으나, 당장 공개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남북고위급회담 #문재인 트럼프 #김정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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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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