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포스터
MK픽쳐스
"영화에도 출연하시고, 유명세를 타시니 좋으시겠어요."
평소 친분이 있던 젊은 여성 한 분이 느닷없이 그런 말을 했다.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 사이는 아니기에 정색을 하고 대답했다. "누구랑 착각하신 모양이신데, 저 영화 출연 한 적 없어요."
"<광식이 동생 광태>에 출연하셨잖아요."미칠 광(狂)자, 클 태(太)자 아닙니다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는 2005년도에 개봉한 영화다. 이 영화를 탐탁지 않게 여겼던 건 주인공 광태(봉태규 분) 때문이다. 영화 속 광태는 바람둥이에 수시로 여자친구를 바꾸는, 한마디로 '망나니' 캐릭터다. 나(신광태)와는 정반대다.
"제 동생입니다.""동생 분이 더 나이가 들어 보여요." 왜 아니겠나.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 사람이니 말이다. 후배 중에 광식이란 녀석이 있다. 그 영화 이후 녀석은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란다. 농담으로 치부하려다 정도가 지나칠 땐 은근히 부아가 치밀 때도 있었다.
녀석 캐릭터는 영화 속 광식이와는 딴판이다. 영화 주인공 광식(고 김주혁 분)이는 소극적이고 배려심이 깊은 남자다. 겉으론 태연한 척 하지만 집에 돌아와 펑펑 우는 바보스럽도록 착한 캐릭터다.
현실 속 광식이는 활발하다 못해 제 멋 대로다. 영화 광태를 닮았다. 현실의 광태(나)는 오히려 영화 광식이와 비슷하다.
당시 그 영화를 한번 보고 잊으려 했지만, (현실)광식이 녀석 때문에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았던 영화가 <광식이 동생 광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