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개최 확답 못한 폼페이오 '트럼프에 공 돌리기'

[분석] 김영철과 1박2일 회담 뒤에도 여전히 "큰 협상 남아"

등록 2018.06.01 11:28수정 2018.06.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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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두 번째 만나 악수하고 있다. ⓒ 폼페이오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1박 2일 고위급 실무회담을 한 결과를 전달한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여전히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31일 오후 3시 15분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임한 폼페이오 장관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엄숙한 얼굴을 유지한 폼페이오 장관은 준비한 발표문을 읽어내려 갔고,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확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기자회견은 오전 9시 5분경부터 오전 11시 25분까지 전날에 이어 열린 고위급 실무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전날의 화기애애한 만찬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양 정상이 서명할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발표가 나올 것이란 기대에는 못 미치는 기자회견이었다.

"전세계의 운명을 바꾸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으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대담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거나 "해야 할 큰 협상이 남았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말은 아직 합의되지 않은 과제들이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내일 회담 개최 여부 알 수 있나?' 질문에도 "모르겠다" 답변만

기자회견 내내 '6월 12일에 정상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 모르겠다'는 기조는 계속됐다. '내일(1일)이면 정상회담이 열릴 건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 실무회담을 마친 김영철 부위원장은 1일 워싱턴 D.C.의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나느냐는 질문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른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겠다"고도 답했다. 하지만 그는 "내일이 돼도 모를 수 있지만, 지난 72시간 동안 우리(미국과 북한)는 조건을 맞추는 데에 실질적 진척을 이뤄왔다"며 "그 조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지점에 (양 정상이) 앉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전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서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것은 전혀 좋은 일이라 할 수 없다"며 "우리는 72시간 동안 실질적인 진척을 이뤄왔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 말은 현재까지 진척된 북·미대화가 정상회담에서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 데까지 갔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양 정상이 회담장에 앉기만 하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폼페이오 장관은 "여기와 또 동시에 다른 장소에서 이뤄지는 대화에서 진척이 있었다. 여기 뉴욕에서 우리가 만나는 동안 가능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판문점 통일각, 싱가포르, 뉴욕 세 군데의 북·미대화를 통해 정상회담의 합의안을 만드는 데에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합의안이 이미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언도 있었다. 한 기자가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을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은 물론 협상 기간동안에는 언제라도 합의의 모양새를 짐작하게 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언급을 피하는 듯 하였으나, 마련된 합의안이 이미 있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그는 이어 "(관련국) 지도자들은 그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해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감축 문제는 명백히 국방부 관련 이슈라서 오늘 나는 그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친서 통해 '결단' 표시하면 트럼프가 '회담 확정'?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기자회견은 두가지 '행간'이 있는 걸로 보인다. 발표문에선 '아직 김정은 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한 문제가 남아서 회담 성공을 낙관하지 못한다'는 기조가 읽힌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는 '뉴욕·판문점·싱가포르에서의 실무회담에서 큰 진전이 이뤄졌고, 양 정상이 회담장에 앉아 최종 서명할 수 있는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합치면, '실무진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젠 양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얘기로 들린다. 북한을 두번 방문하고 뉴욕에서 김영철과 1박 2일 회담을 한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 성패 여부를 '두 정상의 결단'에 돌렸다고도 볼 수 있다.

하루 뒤인 1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간접적으로 만난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친서를 전하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반응하는 것이다. 친서를 통해 '김정은의 결단'이 전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확답을 주는 모양새로 '18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백악관 방문'이 마무리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폼페이오 #김영철 #트럼프 #김정은 #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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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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