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접전할 가능성이 크다.
장호철
그런데 지난달 말에 <영남일보>의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해 봐야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유권자들이 이 뜻밖의 여론조사 결과에 흥분한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그것과 실제 선거 결과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구미시장 선거에는 다섯 명이 나왔다. 장세용, 이양호 후보 외에도 바른미래당에서 유능종 후보, 무소속으로 박창욱, 김봉재 후보가 나왔다. 이양호 후보는 농촌진흥청장과 한국마사회장을 지냈고, 유능종 후보는 변호사다. 박창욱 후보는 경영인, 김봉재 후보는 의사 출신이다.
선거 공약에서 장세용 후보는 도시 재생 정책 전문가라는 점을, 이양호 후보는 공직과 공기업에서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경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내 최대의 내륙 첨단공업 도시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근년 들면서 쇠락 추세에 보이고 있는 구미 경제에 대한 처방이다.
일단 "24년 일당독재로 피폐해진 구미를 민주당 시장이 다시 살리겠습니다"라며 선거에 뛰어든 장 후보의 일성은 가볍지 않다. 그는 도시 재생 뉴딜 사업으로 중앙시장의 혁신적 재생, 제1공단 구조고도화 사업추진, 5공단 분양 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있다.
케이티엑스(KTX) 북삼역 신설, 궤도형 버스(Tram) 노선 설치, 대구권 광역철도 사업추진에 발맞춘 사곡역 환승장 건립 등의 교통혁신 공약도 구체적이고 파격적이며 과감하다. 그가 <도시와 로컬리티 공간의 지형도>(한울, 2018)의 저서를 낸 도시 재생 전문가이기 때문에 내놓을 수 있었던 공약일 것이다.
그가 민주당과 ·정의당 구미 시의원 출마자들과 함께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조와 노동정책 협약을 체결한 것은 노동 현안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기개를 보여준다. 아사히글라스는 전임 시장들이 유치한 일본계 기업으로 엄청난 흑자를 내면서도 2015년 구미공단에 최초로 설립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을 일괄 해고했고 노동자들은 3년째 투쟁 중이다.
채울 내용이 없어 개관을 미루고있는 새마을 테마 파크는 안동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의 제2관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전임 시장과 도지사가 벌여 놓은 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쨌든 후임 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 대통령과 정당 지지도 덕분?이번 조사 결과는 장세용 후보가 인지도가 낮다는 걸 고려하면 후보 본인에 대한 기대보다는 여당이 누리고 있는 지지도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간판으로 명함도 내놓지 못하던 보수의 본고장, 구미에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지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