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습지 자원이 될 고아습지에 드넓게 자리잡은 골프장. 이런 곳에게까지 인간이 침범해들어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인간의 개발행위로 수많은 야생동물의 중요 서식처가 사라진 건 지난 산업화 이후 꾸준히 자행돼온 우리의 아픈 자화상입니다. 구미시 낙동강변에 들어선 국가산단이 대표적이지요. 식수원 옆에 초대형 공단을 지어놓은 것은 아마도 한국뿐일 것입니다. 점점 확대된 국가산단은 5차 산단까지 이어졌지요. 그 결과 야생동물은 밀리고 밀려 겨우 해평습지나 고아습지에서 힘겨운 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곳마저 내놓아라" 하고 있는 격입니다. 경제 개발이 최고의 가치인 시절에는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이제 자연과의 공생을 외치는 세상이 됐습니다. 무분별한 개발 행위는 미세먼지와 같은 '자연의 역습'으로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습니다.
더 큰 재앙이 없으려면 무분별한 개발은 단호하게 중단돼야 합니다. '자연에 대한 강간'과도 같은 4대강 사업 식의 하천개발 행위엔 철퇴가 내려져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도 하천정비사업과 생태하천조성사업이란 이름의 '지방판 4대강 사업'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가공할 '자연의 역습'에서 벗어나려면 토건 위주의 개발을 중단하고 자연을 달래야 할 때입니다. 자연과 철저한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어두운 구미를 버리고, 생태도시 구미시로 거듭나기를 구미시 행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비록 구미는 국가산단이 들어와 있는 공업도시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는 복 받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명산 금오산과 고아읍, 해평면, 선산면의 드넓은 농경지 그리고 대자연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구미는 낙동강 상류를 점하고 있는 중요한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