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개헌 폐기해놓고 지금 와서? 어떤 의도 있다"

한국당 '개헌카드'에 싸늘한 시선... 이상돈 "외부 관심 돌리기용, 20대 국회에선 개헌 끝"

등록 2018.07.03 11:14수정 2018.07.03 15:28
14
원고료로 응원
a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 "정부 개헌안을 제출했는데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밟지도 않고 표결에 참여하지도 않고 사실상 폐기 처분을 했다. 그게 엊그제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개헌을 또 해야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저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 "지방선거 앞두고 관제 개헌, 사회주의 개헌 운운하며 정치 공세를 벌이더니, 이제 와서 개헌을 말하는 저의가 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선거구제 개편 등을 포함한 개헌 카드를 꺼내들은 데 대한 여당의 반응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3일 일제히 개헌에 대한 냉담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헌 문제에 여야 입장 차가 있다는 것은 다 알 텐데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개헌까지 해야 한다고 나오는 것은 다른 뜻이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개헌 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국회가 해야 할 민생, 경제, 개혁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거기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과 개혁 연대를 제시했더니 그 이후로 엊그제부터 개헌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민주당·평화당·정의당을 중심으로 개혁입법연대 논의가 활발해지자 보수 야당이 개헌을 이슈화하며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31년만의 개헌 기회 차더니..."


a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정부의 개헌안 발의 때 색깔론으로 맞섰던 자유한국당이 갑자기 개헌 카드를 꺼내 든 데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31년만의 국민 개헌 기회를 걷어찼던 것은 한국당이었다"라며 "개헌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제대로 논의조차 안 한채 무산시켰음에도 한 마디 반성과 사과도 없던 김성태 원내대표가 이제 와서 염치도 없이 개헌은 시대적 요구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이어 "한국당은 혁신을 포기하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 아닌가"라며 "정략적인 개헌 요구를 당장 중단하고 국회 정상화부터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이상돈 "개헌, 20대 국회에서 재론할 수 없다"

a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 남소연


야당에서도 비슷한 의심이 나왔다.

비례대표 출당 문제로 사실상 민주평화당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개헌을 주장하는 것은) 자기 당내 분란을 잠재우고 외부로 관심을 돌리려는 정치적인 고려가 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라며 "개헌 문제나 선거구제 문제를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한국당의 선거구제 개편 움직임에도 "기존에 소선거구제를 쭉 선호했던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 참패를 보고 다음 총선에 대비해 소선거구제가 아닌 연동형 비례제나 중대 선거구제 등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은 당리당략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20대 국회 내 개헌은 물 건너 갔다고 예측했다. 이 의원은 "수십 년만의 개헌특위가 합의를 못 보고 무산됐고 국민 다수 여론은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어떤 방향으로 개헌해야 되느냐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도 없고 국회에서도 합의가 불가능하다"라면서 "20대 국회에서 개헌 문제를 다시 재론할 수 없다, 개헌 얘기는 일단락됐다고 봐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이어가던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는 지난 6월 30일 기한이 만료됐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개헌연대니, 개혁입법연대니 여야를 구분하고, 편 가르기를 하고, 범진보니 범보수니 하는 이야기를 저는 찬성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범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개혁입법연대'에 대한 맞불 목적으로 개헌 문제를 활용한 것에 대해선 선을 명확히 그은 것이다.

다만, 그는 이날 원내정책회의 전 KBS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선 "저는 일주일만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개헌 문제는 매듭지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헌 #한국당 #바른미래당 #이상돈 #홍영표
댓글1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