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만난 '가족 사랑'

등록 2018.07.05 21:23수정 2018.07.0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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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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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은 '성 가족성당'이라 부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을 위한 성당이지요. 성 가족성당은 사랑과 영혼이 숨 쉬는 성지로 수많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나무와 숲을 형상화한 기둥과 천장 그리고 성당 안으로 투영된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은 마치 가족의 품과 같은 포근함을 줍니다.


나는 '성 가족성당'에서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는 두 가지 장면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하나, 엄마와 어린아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린애는 어쩌다 엄마 손을 놓친 모양입니다. 잠깐 사이에 일어난 일. 아이는 졸지에 엄마가 없자 울음보를 터뜨렸어요. 아이는 엄마를, 엄마도 아이를 불렀습니다. 얼마 안 있어 모자 상봉! 아마 모르면 몰라도 "아이고 미안해, 미안! 엄마가 잘못했어!"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엄마는 아이를 꼬옥 안았습니다.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금세 엄마 품에서 잠잠해졌습니다. 엄마는 눈을 지그시 감습니다. 감사기도를 드리는 듯싶습니다. 엄마 기도에 아이는 새근새근 잠이 듭니다. 한참을 지켜 본 나는 보기가 참 좋았습니다.

둘, 아빠와 아들. 초등학생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아빠에게 매달려 있습니다. 배낭을 짊어진 아빠는 아들 눈높이를 맞추려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들은 아빠 무릎에 걸터앉아 신령스런 빛이 가득한 천정을 함께 응시합니다. 아빠는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아들은 듣습니다.

"너, 여기 기둥과 천정을 보고 무슨 생각 안 들어?"
"글쎄요, 웅장하고 화려한 느낌!"
"혹시, 아늑한 숲속에 들어 온 느낌 같은 것은?"
"아빠 말을 들으니 그렇기도 하네!"


이런 대화 같을 걸 나누고 있지는 않을까요? 아무튼, 성 가족성당에서 가족의 사랑 같은 게 느껴지는 두 장면이 가우디의 영혼과 함께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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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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