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선거법_위반을_자수합니다' 라는 해시태그로 참정권을 요구한 인천의 청소년 A(15)군이 5일 연수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해시태그 캠페인은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 60조 2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전국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정치적인 자유를 갖고 의견을 말하는 것조차 못하게 하는 공직선거법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참가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체의 참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비(非)시민임에도 주제를 모르고 지인들에게 특정후보를 기표하도록 요구했습니다'로 시작해, '선거법이 개정되어 청소년의 기본권이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는 그날까지 해당 조항을 지속적으로 위반할 것을 미리 통보한다'로 마무리되는 글을 올린다.
이날 조사를 받은 청소년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는데, 선거가 끝나자 경찰에서 출석요구를 받았다. 인천에서는 첫 사례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A군이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 선관위는 "본인이 직접 SNS에 선거법 위반 자수를 한 것인데, 이 사람이 투표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글을 쓴 사람이 정말 미성년자인지, 어디에 사는 사람인지 등 신원확인을 할 수가 없어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경찰에 수사자료 통보를 한 것이다"고 밝혔다.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5일 진행된 조사에서는 사실관계 확인을 했다. 아직 조사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 어린 학생이다보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에 "다른 지역 청소년들은 선관위 경고 차원에서 끝냈는데 인천에서만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타지역의 경우 선관위가 참가자에게 경고하거나 페이스북 등에 게시물 삭제 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수사의뢰를 한 사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부적절한 대응으로 (청소년을) 경찰조사까지 받게 한 인천시 선거관리위위원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현행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었음에도 '청소년은 정치참여를 위한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겁주기로 보인다"며, "이 문제에 적극 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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