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페아 엄마와 두 동생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김혜원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쉼터와 한국어 교실을 통해 저들을 만나다 보면 문득문득 관성으로 대하는 것은 아닌지, 자기 만족을 위한 가식적인 행동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하면 저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의 끝에서 이번 캄보디아 방문은 작은 대답이 되었다.
우리 센터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이제 막 고등학교를 마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다. 누구도 하기 싫어한다는 3D업종에 배치 되어 고된 노동은 물론 수많은 차별과 멸시를 겪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1불 미만으로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국민이 대부분인 가난한 나라에서 한국으로 일하러 온 아들과 딸들은 그 집안을 일으킬 유일한 희망이며 자랑이다.
한 달 한 달 한국에서 보내 온 돈으로 초가집을 시멘트집으로 바꾸고 물항아리 대신 펌프를 설치하고 논과 밭, 염소와 소를 사고 부모님 병원비와 동생들 학비를 대며 귀국 후에 작은 상점이라도 차리고 싶은 것이 이들의 꿈이다.
쏘페아(가명)의 꿈도 다르지 않다. 작고 연약한 몸이지만 한국에서 돈을 벌어 가난한 집안을 일으켜 세울 수만 있다면 40도를 웃도는 폭염속 비닐하우스 일도 기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