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 회견장 떠나는 노회찬2013년 2월 14일,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착잡한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남소연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내 최대 재벌그룹 회장의 지시로 그룹 부회장과 유력 일간지 회장 등이 주요 대선후보, 정치인, 검찰 고위인사들에게 불법으로 뇌물을 전달하는 모의를 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을 담은 녹취록이 8년 후인 2005년 공개되었습니다. 이른바 안기부 X파일사건입니다." - 2013년 2월 14일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성명2005년 8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노회찬 의원은 안기부 X파일에 이름이 올라있던 김상희 당시 법무부 차관을 앞에 두고 '안기부 X파일'에 담긴 대화를 그대로 읽었다.
홍석현(1997년 당시 <중앙일보> 사장) : "아, 그리고 추석에는 뭐 좀 인사들 하세요?"
이학수(1997년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 : "할 만한 데는 해야죠."
홍석현 : "검찰은 내가 좀 하고 싶어요. K1들도. 검사 안 하는 데는 합니까?"
이학수 : "아마 중복되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예산을 세워주시면 보내드릴께요."
홍석현 : "OO한테 한 2천 정도 줘서 아주 주니어들, (이건희) 회장께서 전에 지시한 거니까. 작년에 3천 했는데, 올해는 2천만 하죠. 우리 이름 모르는 애들 좀 주라고 하고."
이어 노회찬 의원은 당시 김상희 차관에게 "적지 않은 액수인데 이거 받았는지 여기서 밝혀달라"고 요구한다. 김 차관은 "우선... 제가... 어... 그... 모든 것을... 하여튼... 저..." 하며 한참을 더듬거리다가 "저의 이름을 거명한 것으로 돼 있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저와의 관계를 말씀을 드리면, 우리 집안에 할아버지가 세 분이 계십니다"라며 가족관계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노 의원은 "제가 지금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를 물은 것이고, 집안 사정을 물은 게 아닙니다"라며 말을 잘랐다.
"당시 법무부장관은 이 사건을 건국 이래 최대의 정, 경, 검, 언 유착사건이라 말한 바 있습니다. 주요 관련자인 (홍석현) 주미한국대사와 (김상희) 법무부 차관이 즉각 사임하였습니다. 그러나 뇌물을 준 사람, 뇌물을 받은 사람, 그 누구도 기소되거나 처벌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를 보도한 기자 두 사람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떡값검사 실명을 거론하며 검찰수사를 촉구한 국회의원 한 사람이 기소되었습니다." - 2013년 2월 14일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성명
2005년 7월 25일, 삼성그룹은 임직원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린 점, 죄송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저희 삼성은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겠습니다."떡값 검사들의 고소... 검찰과 사법부의 부정의한 공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