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투어리즘의 성지로 불리는 캄보디아 쯩아익 집단학살센터
김혜원
인류에게 일어난 전쟁과 학살, 재난과 재해 등 비극적인 현장을 돌아보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배우고 교훈하는 여행을 다크투어리즘 혹은 블랙투어리즘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장소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중국 난징 대학살기념관, 캄보디아 킬링필드 등이 있으며 국내에는 제주 4.3 유적지나 광주 5.18민주묘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등이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1980년 중반에 개봉된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킬링필드>를 기억한다. <굿모닝 베트남>이나 <지옥의 묵시록>과 같은 강렬한 작품들이 개봉되던 시기라 기자의 눈으로 전쟁을 그려낸 <킬링필드>는 그다지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니었다.
한국 동란을 소재로 한 영화 속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보았기에 우리와 비슷한 역사가 있었구나 정도로 공감했다. 다만 마지막에 주인공인 시드니 쉔버그(뉴욕타임스 기자)와 통역관이었던 디스프란이 만나는 장면에 삽입된 존 레논의 'Imagine'(이매진)이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던 것 같다.
프놈펜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우리가 흔히 '킬링필드'라고 부르는 쯩아익에 집단학살 센터(choeung ek genocidal center)가 있다. 1만7000여명이 집단 매장되어 있는 쯩아익은 캄보디아 전역에 흩어져 있는 2만 여개의 집단 매장지 중 프놈펜에서 가장 가까운 장소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어깨 들썩이며 흐느끼는 파란 눈의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