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해전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 화공선에 침몰되고 있다
By Unknown(wikipedia)
영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다칠흙같은 수면 위에 무엇인가 반짝인다. 출렁이는 파도의 리듬에 따라 작은 불빛은 점점 더 커지며 뚜렷해졌다. 프랑스 칼레에 머물고 있던 300척이 넘는 스페인 함대는 이 불빛이 자신들의 운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하나로 보였던 그 불빛은 수 십개가 되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제서야 스페인 함대의 파수꾼들은 허겁지겁 갑판 위로 뛰어 내려갔다.
그들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불빛으로만 생각했던 그것들은 검은 연기와 붉은 불을 뿜으며 서로 묶여있는 스페인 선단으로 돌진했다. 영국의 화공선이었다. 1588년, 무적함대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던 스페인 함대는 작고 빠른 영국의 화공선에 의해 침몰한다. 칼레의 전투라고 명명된 이 해전으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바다를 장악했던 스페인 해상권력과 무적함대의 전설은 영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칼레의 전투로 얻는 해상권력과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정적인 정치력은 영국 산업과 정치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후 1688년 왕과 의회 사이에 체결된 권리장전은 개인의 자유와 사유재산의 개념의 뿌리를 생성했고 이런 배경 아래 아담스미스는 자본주의의 기초를 마련했다. 동시대에 아이작 뉴턴은 서양과학의 근본을 만들었고 와튼의 증기기관은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했다. 잉여 생산물의 축적을 통해 문명의 틀을 바꾼 혁명, 바로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17세기 이후, 영국은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전역을 자신들의 원료기지이자 시장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아시아에서 향신료와 면화를,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 무역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켰으며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 탄생된 것이다.
인도, 맥주가 필요해!인도는 수많은 영국의 자치령과 식민지 중,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인도와 아시아에서 가져온 향신료와 면화는 산업혁명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상품이다. 특히 방직산업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처음 적용되었던 산업이기도 했다. 1600년 인도에 동인도회사(East India House)를 세운 이래, 수많은 영국인이 새로운 기회와 꿈을 위해 인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
당시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도시였다. 하지만 급격한 도시화와 빈부격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회의 땅인 인도로 넘어갔다. 그러나 인도는 영국인들이 적응하기에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덥고 습한 날씨와 환경은 영국인들을 좌절하게 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물처럼 마셨던 맥주의 부재는 그들에게 재앙과도 같았다. 인도에서 영국인들은 맥주가 필요했다.
당시 인도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영국에서 인도로 보내는 물품 중 맥주는 가장 중요한 상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인도로 가는 여정은 결코 수월치 않았다. 런던, 멘체스터, 리버풀을 떠난 배는 대서양을 지나 아프리카 대륙을 통과하는 적도를 두 번이나 넘어야 인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장 9개월에서 12개월이 걸리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양호한 맥주의 품질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조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