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배지 달고 돌아온 울산 동구청장, 바닷가 개발 성공할까

8년전 울산 대왕암에 1000억대 고래체험장 추진... 다시 관광개발 추진

등록 2018.08.06 15:30수정 2018.08.0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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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내 대왕암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내 대왕암 박석철

울산 동구청장 재선 후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한 후 8년 만에 동구청장으로 다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정천석 구청장.

그는 취임 일성으로 "동구 지역경제 불황의 근원은 대기업인 현대중공업 의존도가 높은 데 있다.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조선업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관광산업으로 이를 대체해 나가야 한다"며 관광산업에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취임 한 달 뒤인 지난 2일 울산 동구청은 "울산시 동구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지역 위기를 극복하고 조선업 대체·보완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바다자원 관광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면서 이달부터 바다자원 관광개발 TF팀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동구청 발표에 따르면 TF팀은 바다자원을 활용한 해양체험·레저 관광 육성에 관한 사업을 비롯해 고늘지구 관광개발, 울산대학교병원 등 지역 산업자원을 활용한 의료관광 사업 타당성 검토 등을 맡는다. 미래 먹거리산업 육성을 위해 동구의 명소인 일산·대왕암공원 권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바다자원을 활용한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구청은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춰 국·시비 예산지원을 적극 이끌어 내는 등 이번 사업 추진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간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런데, 울산 동구의 명소인 대왕암 바닷가 일대의 관광자원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정천석 동구청장의 야심찬 계획은 자신이 8년 전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바닷가에 1000억대의 예산을 투입해 돌고래 생태체험관을 추진한 것과 흡사하다. (관련기사 : 1000억원대 고래체험장 개발, "제발 놔둬라")

당시 울산 동구청이 천혜의 동해안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이 지역 대왕암공원을 1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래생태체험장으로 만들려는 사업을 추진하자 야권이 강하게 반발했었다. 대왕암공원 일대에 파도막이 기능을 살린 가두리양식장 개념의 부채꼴 데크 설치, 돌고래를 가두어 두고 육지 체험장과의 사이에 수중통로를 만들어 돌고래가 드나들도록 하는 시설 공사를 추진한 것을 두고 시민사회도 '어처구니 없는 사업'으로 규정하며 반대했었다.


이 사업은 한나라당 소속이던 정 구청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무산됐다. 여기다 현재 동구청이 대왕암공원을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대왕암공원 내 교육연수원 부지에 리조트나 호텔 또는 유스호스텔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정천석 구청장이 초선이던 2006년 이 곳에 정주영 박물관을 추진하던 것과 닮아 있다. (관련기사 : MJ계 구청장 '정주영박물관' 추진에 교육계 반발)

단지, 당시와 다른 것이 있다면 정천석 구청장은 이제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소속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울산에도 거세게 몰아닥친 민주당 열풍에 힘입어 당선됐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당시 지역 제1 야당으로서 노동자의 도시 동구에서 세력이 강했던 진보정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과거처럼 자연훼손을 들어 천혜의 바닷가 개발 등을 반대할 야당이 없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구청장을 지내다 선거법 위반 낙마 후 8년 만에 민주당 소속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정천석 구청장이 과거 못다한 바닷가 개발을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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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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