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가야사 복원 말했지 학교 없애라 하지 않아"

김해 구봉초교 학부모, 학교 이전 반대 ... 김해시 "문화재 발굴 위해 학교 이전해야"

등록 2018.08.23 15:49수정 2018.08.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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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해 구봉초등학교 학부모들이 8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이전 등에 반대했다.

김해 구봉초등학교 학부모들이 8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이전 등에 반대했다. ⓒ 윤성효


"문재인 대통령은 가야사 복원을 말했지, 구봉초등학교를 없애라 하지 않았다."

경남 김해 구봉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이전 추진에 강력 반발하면서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경남도와 김해시, 문화재청은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부지 안에 구봉초교와 김해서중학교, 김해건설공고, 김해교육지원청이 있고, 김해시는 이를 옮긴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곳에 대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예고했고,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의견을 듣고 있다.

김해시는 2004년부터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가야사 복원사업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문화재보호구역 관련 사항이 급진전되었던 것이다.

학교 이전이 추진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를 옮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구봉초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려 촛불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봉초교는 전교생이 320여명이고, 현재 '행복학교'로 지정되어 있다.

구봉초 비상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여름 방학 기간에도 쉬지 않고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김해시민의종 앞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며 "행복학교 교육주체인 학부모로 구성된 학부모동아리와 학부모회에서 이를 진행하였고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배운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온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경남가야사연구복원추진단, 김해시관광과, 문화재청 보존정책과에 메일로 의견을 접수하였고 문화재청 홈페이지 문화재 지정예고에 대한 의견 수렴은 총 313명이 접수하였다"고 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의견도 문재인 대통령께 편지쓰기를 통해 문화재청으로 접수하였고 이 중 4개를 골라 스캔 후 문화재위원들께 보고를 하겠다는 문화재청의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구봉초 비상대책위는 "25일까지 의견 수렴을 하는 문화재청에 최종 접수를 하면서 되돌아보면 우리의 요구는 당연히 진행되었어야 할 절차를 바로 잡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오직 행복학교에서 배운 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민주 시민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의식으로 평화롭게 진행한 활동이었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김해 구봉초교를 지켜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앞서 김해교육연대는 지난 7월 31일 낸 "가야사 복원사업, 누구를, 무엇을 위함인가? 김해시의 숙원 사업이라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학교를 집어삼키면서 까지 꼭 필요한 사업인지 원점에서 논의되기를 촉구한다"며 "개발이라는 미명 속에 생태계를 마구 파괴시키듯 시민들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발굴사업에 애꿎은 학교들이 잠식당하는 '교육생태계 파괴'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이전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고, 여러 가지 방안을 갖고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는 학부모 요구대로 학교를 현 위치에 존치시키는 방안, 그리고 현 학교에서 1.5km 이내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 아니면 인근 다른 학교로 분산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할 수밖에 없다. 사업 범위의 축소를 요청해달라고 김해시청과 문화재청에 공문을 보내놓았다"며 "어떻게 하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김해시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시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 부지에 문화재가 매장되어 있는지 발굴조사부터 하게 된다. 교육시설을 전체적으로 이전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며 "학교 이전에 대해 교육청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야사 #문재인 #구봉초등학교 #경남도교육청 #김해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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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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