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큰사진보기 ▲<내 말이 들리나요?> 다섯번째 이야기 -탑골미술관남철우 사람의 목소리도 전시될 수 있을까? 혹은 인터뷰하는 내용을 라디오처럼 감상하는 전시는 어떨까? 그런 전시가 실제로 열리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의 탑골미술관에서 8월 30일까지 진행중인 <내 말이 들리나요?>가 그것이다. 유영주 작가는 시립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을 섭외해 전시장의 커튼 안쪽에서 인터뷰하고, 관객들은 커튼 바깥쪽의 스피커를 통해 인터뷰를 들으면서 감상하는 방식으로 전시는 진행된다. 큰사진보기 ▲유영주 작가가 차용재(92) 할아버지와 인터뷰하고 있다남철우 급속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한국의 2018년, 어르신들은 저마다의 어떤 인생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까? 평범한 내용이면서도 진솔하게 울려퍼지는 목소리이지만 우리네 안방에서 온가족들이 모였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었을 법한 이야기다. 차분한 감동으로 이어지는 어르신들의 이야기 보따리. 그동안 녹음된 이야기 보따리 중 몇 개를 풀어서 이곳에 소개한다. 큰사진보기 ▲유영주 작가의 전시에 쓰이는 인터뷰 녹음 장비남철우 "(나이들수록) 욕심이 줄어들죠. 나이가 들면 기억도 없고 용기와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연히 욕심이 사라져가는 거죠. 욕심을 내봐야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중해서 욕심 없이 살도록 노력하는 거죠. (관련 지어서 떠오르는 일이 있는데) 일 년 전에 미아동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한 30~40만 원 들었고 상품권도 있고 그랬는데 파출소에 그대로 갖다 줬어요. (경찰관들이 지갑을 그대로 가져다준 것에 대해 물었는데) '내가 그 몇 십 만 원 가지면 기분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열 배 백 배 손해나는 일이 있어서 나는 그런 일은 못한다'고 말했죠. " - 이창순 할아버지 play ▲ 이정숙 할머니 인터뷰 오디오 ⓒ 남철우 "사는 게 참 잘못 살아온 것 같아요. 저는 가늘게 길게 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짧고 굵게 사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앞만 보고 내 손에 돈이 들어오면 쓸 데 쓰고 안 쓸 데 안 쓰고 여행같은 거 낭비를 절대 안 하고 그렇게 살아왔어요. (중략) 젊어서는 진짜 느끼지 못했던 거, 아이들 키우면서 학교 보내면서 경제적으로 부족하고 여행도 못 가서 불평하고 … 그동안 살면서 꿈도 희망도 포부도 많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좌절도 있었고 힘이 들었는데 지금은 나중을 생각하지 않고 지금 현재만 생각하면서 살려고 하니까 그렇게 괴로움도 없고 더 편한 것 같아요. 젊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이정숙 할머니 큰사진보기 ▲<내 말이 들리나요?>에 전시중인 어르신들의 기증품들남철우 큰사진보기 ▲송련 할아버지의 기증품인 18년된 낡은 구두남철우 한편, 전시장 벽에는 인터뷰했던 어르신들께서 기증한 낡은 옷가지며 신발이며 '독도를 지키자'라는 신문스크랩 등의 여러 생활용품들도 전시돼 있다. "2001년부터 18년간 신었던, 낡았지만 정들었던 구두 한 켤레와 <구두 단상>이라는 글이 눈에 띈다. "여러 켤레의 신발들이 있어 번갈아가며 신었지만 이 친구가 편하여 가장 가까이 지냈다. 바쁜 걸음, 한가한 걸음, 즐거운 걸음, 피곤한 걸음도 이 친구와 많이 했다. 뒷축이 닳아지면 고무창을 박아가면서 혹사시키기도 했다. 10여 년을 지내다보니 결국 견디지 못하고 바닥창이 망가졌다. (중략) 이 친구와 함께 한 시간이 어언 18년! 그래 이제는 너를 놓아야겠구나. 그동안 수고했어! 미안해! 고마웠어! 아듀!" - 송련 할아버지 큰사진보기 ▲탑골미술관에 전시중인 기증품들과 인터뷰 내용을 적은 문구남철우 어르신들의 기증품들에는 인터뷰한 분들의 인터뷰 내용 중 짧은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나는 모자란 사람이다. 모자란 것이 미덕이다. / 저 부끄러워요. 이런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다 듣잖아요. / 이제 앞길이 생각되더라구요.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미완성으로 끝난 것... / 나요. 제일 낡고 오래 되어서 버려야 할 것은 바로 나예요. / 약한 자를 더 대변하지 못하고, 어려운 자를 더 돕지 못하는 것은 저의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 색깔이 다르면 어때요? 내가 용도에 맞게 잘 쓰면 되지. / 난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행동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요." 큰사진보기 ▲유영주 작가남철우 유영주 작가는 '내 말이 들리나요?'(Can you hear me?)>라는 제목의 사운드 설치이자 퍼포먼스를 2015년부터 한국,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등에서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작가는 작업 형태와 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전시 형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관객들이 많이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쉽게 말해서 '사운드 설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가 하는 작업은 최종적인 인터뷰된 내용의 사운드 송출과 청취가 아니라 그 전의 과정 즉 인터뷰 할 사람들을 거리에서 섭외하고 거절당하고 실제로 인터뷰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포함하는 참여적인 프로젝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서울노인복지센터 #내말이들리나요 #탑골미술관 #유영주 #퍼포먼스 추천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4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남철우 (mulowoo3) 내방 구독하기 문화, 디자인, 전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서 전달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산골동네 물건들이 팝업스토어로 떴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명태균, 김영선에게 호통 "김건희한테 딱 붙어야 6선... 왜 잡소리냐"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AD AD AD 인기기사 1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2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3 [단독] 홍준표 측근, 미래한국연구소에 1억 빌려줘 "전화비 없다고 해서" 4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5 고3 엄마가 수능 날까지 '입단속' 하는 이유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목소리 전시라니, 대단히 독특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홍준표 측근, 미래한국연구소에 1억 빌려줘 "전화비 없다고 해서"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고3 엄마가 수능 날까지 '입단속' 하는 이유 가성비 친일파, '매국'하다가 인사동에서 당한 일 윤석열 정부가 싫어한 영화... 시민들 후원금이 향한 곳 [단독] "가면 뒈진다" 명태균, "청와대 터 흉지" 글도 써 '윤 퇴진 투표' 농성 학생들 결국 강제 연행... 국립부경대에 경찰력 투입 결혼식 축의금 논란?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