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소득주도성장 폐기하고 출산주도성장으로"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대신 출산주도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저출산 위기는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국가 재앙으로 다가왔다"라며 "저출산 문제는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다. 문재인 정권에 출산주도성장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남소연
그러나 그 중 최고는 역시나 소득 상위 10%를 걸러내는 일이라고 했다. 소득 상위는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그 경우의 수가 많고 재산변동에 따른 자격 변화도 빈번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재산이 많은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관련된 서류를 받는 등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주민센터에서 내게 전화를 걸었듯이 그 일에만 수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한심했다. 소득 상위 10%에 대한 육아수당을 아끼기 위해서 선별에 필요한 인력과 기술, 시간 등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형국이라니. 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벌이고, 지금은 '출산주도성장'이라는 되지도 않는 말을 떠들고 다니고 있단 말인가.
육아수당의 의미
육아수당을 모든 아동에게 줄 것인지, 아니면 하위 소득 90%에게만 줄 것인지는 결국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라는 오래된 논쟁으로 귀결된다. 그것은 소위 '삼성 이건희 자식에게 굳이 밥값을 줄 필요가 있겠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구렁텅이로 빠트렸던 무상급식 반대 논리와도 같다.
보수야당은 최근 '출산주도성장'을 외치며 마치 자신들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이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한낱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그들은 보편적 복지를 마다하며, 출산과 관련해서도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
"지금 젊은이들은 자식보다는 내가 당장 행복하게 살고, 내가 여행 가야 되고, 그러다 보니 덜 낳는 거다." - 자유한국당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위의 발언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은 현재 아이를 낳지 못할 만큼 힘든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출산주도성장' 운운에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국가가 결심하면 국민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과거 군사정부 시대를 살아가며 모든 것을 젊은이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그들이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초고령사회를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인구감소는 그 사회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만큼 심각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직도 당리당략에 빠져 모든 걸 판단하고 있다.
물론 육아수당의 지급이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다. 겨우 한 달에 10만 원 받자고 아이를 낳는 부부는 없다. 그러나 육아수당은 세계 최악의 저출산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국가가 출산과 육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길라잡이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육아수당을 모든 아동들에게 허하라. 결국 우리들의 미래는 이들에게 달려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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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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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걸러내자고 집 계약서까지... 이래서 애 낳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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