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그리고 "전자결재하라"
문재인-김정은 만남 본 국회의 두 풍경

평양 순안공항 생중계 지켜본 여야 5당 온도차... 보수야당, '실질적 비핵화' 거듭 강조

등록 2018.09.18 11:53수정 2018.09.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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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 만남에 환호하는 민주당 의원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생중계되는 장면을 시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 만남에 환호하는 민주당 의원들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이 생중계되는 장면을 시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유성호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1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TV에 비치는 평양 순안공항 모습을 지켜보던 홍영표 원내대표·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모습이었다. 2007년 10.4 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따라 평양을 방문했던 서영교 의원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두런두런 설명을 하는가 하면,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무릎을 치면서 탄성을 질렀다. 김정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누구라도 할 것 없이 박수를 쳤다. 그렇게 시작된 박수는 환영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계속 이어졌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후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제가 방금 성남공항에서 돌아왔는데 그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셨다, 참 이렇게 가까운 거리"라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가셨을 땐 60년 만의 첫 만남이었는데 문 대통령은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남북 정상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이 현실이 됐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면서 "남북관계 개선, 남북 간 긴장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많은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만들어진다'는 루쉰의 말이 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3차 남북정상회담(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은 판문점선언에 담긴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등의 이행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야당도 당리당략을 넘어서 국회 차원의 남북협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심상정 "대통령에게만 미뤄두는 것보다 정당으로서 실질적 협력 모색해야"
 
 정의당 (왼쪽부터)심상정 ,추혜선,윤소하, 김종대 의원이 1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남북정상회담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정의당 (왼쪽부터)심상정 ,추혜선,윤소하, 김종대 의원이 1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남북정상회담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민주평화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이번 정상회담에 당대표들이 동행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TV 생중계를 지켜보면서 성과를 기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은 생중계 시청 후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 18년 만에 그리고 2007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방문한 지 11년 만에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이뤄졌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교착상태에 있는 북미회담을 성사시키는 결과를 만들고 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들을 확정하고, 마지막으로 군사적 신뢰관계를 회복해 군사적 긴장관계를 벗어나는 큰 합의들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라며 "두 분의 만남을 축하하고 큰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역시 생중계 시청 후 " 남북 정상이 만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감회가 새롭다는 점이다, 그것은 곧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온 국민의 마음과 시선이 그곳을 향해 있기 때문"이라며 "아무쪼록 오늘 이 역사적인 만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고, 종전선언과 평화정착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은 "두 분의 감개무량하고 반가운 웃음과 더불어서 긴장된 모습도 저는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회담을 통해서 연내 종전선언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겠다는 그런 마음을 굳은 악수를 통해 교환했다고 생각한다"라며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대통령 해외 순방에 야당 대표가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정미 당대표의 방북 동참 결정까지 고민도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한반도 평화라는) 엄중한 사안을 대통령에게만 미뤄두고 시시비비만 따지고 있는 것보다 정당으로서 실질적 협력과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라며 "이번 3차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의 물꼬가 터지기를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나 몰라라 평양 가실 게 아니라 전자결재로 유은혜 지명철회 하셔야"
 
원내대책회의 참석하는 김성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원내대책회의 참석하는 김성태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유성호

자유한국당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실에서 함진규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함께 생중계를 지켜보다가 "김정은이 아직까진 모습을 안 보이는데 아무래도 (공항에) 나오겠지, 우리 회의해야 하는데"라며 기자들을 물렸다. "언론인 여러분이 화면 좀 달라고 해서"라면서 언론의 요청으로 생중계 시청 모습을 공개했음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만나는 그 장면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라며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 입에서 북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이뤄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을) 온 국민과 함께할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열렸던 원내대책회의 때에는 이번 회담에 대해 보다 더 냉담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잠깐 시간을 내서 전자결재로 유은혜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라"면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보다 유 후보자 문제에 보다 무게를 실은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는 오는 19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기된 유 후보자 관련 의혹들을 열거하면서 "유 후보자 자신보다 이런 후보자를 내정한 청와대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미래세대와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생각한다면 나 몰라라 평양 가실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전자결제로 지명철회를 하셔야 한다"라며 "개헌안조차 두바이 사막에서 전자결재로 하시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 대한 이야기는 그 뒤에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필요한 것은 비핵화의 실질적 로드맵이거나 김정은 위원장 입을 통한 비핵화에 대한 공개적, 공식적인 천명"이라며 "핵물질, 핵탄두, 핵시설 리스트에 대한 신고는 거부하면서 핵실험장·미사일발사장 폐쇄만 갖고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어제 브리핑에서 '기업인 방북은 특별하지 않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마당에 특별하지 않은 방북으로 기업인 17명씩이나 불러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기업인 동반 방북에 대해서도 재차 비판했다.

특히 그는 "얼렁뚱땅 선물로 싸가려고 했던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안이 여의치 않자 기업 투자자를 아예 데려간 것"이라며 "회담의 주목적인 비핵화를 젖혀두고 (남북) 경협에만 매진하는 본말이 전도된 회담이 되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메시지에선 한국당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회담) 의제를 여러 개 펼치고 협상할 게 아니라 딱 하나면 충분하다"라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이행계획을 꼭 받아오시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듭을 풀지 못한다면 (이번 회담이) 200여 명의 방북단의 평양 유람에 그칠 수 있다"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 역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라는 점을 문 대통령이 명심하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남북정상회담 #자유한국당 #김성태 #유은혜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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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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