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 5년간 13억원 기획취재 협찬

김종훈 의원실 발표... 한국형 발사체 등 부정적 여론일 때

등록 2018.10.02 19:15수정 2018.10.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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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4~2018년 5년간 주요언론사에 ‘기획취재’, ‘특집협찬’ 명목으로 13여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 김종훈 의원실


[기사 보강: 2일 오후 8시 14분]

정부출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2014부터 2018년 현재까지 5년간 주요언론사에 '기획취재', '특집협찬' 명목으로 13여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매년 2억원~ 3억원 가량 지출됐는데 특히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정이 예산낭비, 관리부재, 발사일정 연기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를 때 언론사를 통해 기획성 기사를 쏟아냈다.

특이한 점은 조선일보와 자매지인 조선비즈 등 특정언론사에 편중된 사례와, 공영방송 KBS, 올해는 JTBC에도 돈이 지급된 기획기사가 보도되는 등 다양한 언론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이틀간 보도한 소행성 기사 2건에 5천만원 지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 민중당)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우연은 지난 5년간 조선일보, 조선비즈, YTN, 동아사이언스 등 32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90여개 기획기사와 방송을 내보냈다.

특히 조선일보와 자매지인 조선비즈의 경우 10건의 기획기사에 2억1천여만원의 돈이 지급됐다. 또 조선일보는 2016년 9월8일과 27일 양일간 보도한 소행성 기사 2건에 5천만원이 지급됐다.   


연도별로는 2014년도 2억4천6백만원, 2015년도 3억1천1백3십만원, 2016년도 2억1천8백3십만원, 2017년도 2억7천4백만원, 2018년도 2억5천2백만원이 기획취재 명목으로 지출됐다.

특히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정이 예산낭비, 관리부재, 발사일정 연기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를 때 항우연은 언론사를 통해 기획성 기사를 쏟아냈다.


2016년 7월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 연기결정을 전후해 항우연은 3천만원을 들여 "한국형발사체 개발, 언제까지 아닌 어떻게 초점 맞춰야(2016.6.30.)", "2019년 한국형발사체 발사, 차질 없도록 완벽 준비할 것(2016.9.27.)" 등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김종훈 의원은 "정부출연연이 국민세금으로 기사를 사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특정시기, 특정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호도하고 예산확보 등 다른 목적도 있지 않나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성과의 공정한 검증을 위해 언론사들도 이런 기획취재에 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기사 구매한 적 없다... 정당한 홍보방법"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여론 호도와 예산 확보를 위해 언론 기사를 구매한 사실이 없다"면서 "항공우주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공감과 이해 제고,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언론 기획취재 및 방송 특집 프로그램을 협찬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다수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들이 널리 활용하고 있는 정당하고 공공적인 홍보방법으로 지원 대상 언론 매체에 특정 기사 내용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전적으로 언론 매체가 자발적으로 기획한 취재/보도를 순수 지원 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연구원이 언론 매체를 이용해 특정 시기에 여론을 호도하기 위하여 기사를 사고팔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또한, 지원 언론사 선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 없이 공평하게 이루어져 국내의 언론 매체가 고루 참여(32개 매체)했다"고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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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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