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삼국축제 '예산 쪼개기' 도마

5억4000 찢어 5개 부서에, 1억만 축제심의위 심의

등록 2018.12.10 17:56수정 2018.12.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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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추진하는 '삼국축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기획담당관을 시작으로 문화관광과와 농업기술센터 등 관련부서마다 국밥과 국수, 국화를 둘러싼 지적이 쏟아졌다.

더욱이 행정이 '예산 쪼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축제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피하고 입맛에 맞게 편의대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샀다.

강선구 예산군의원은 11월 27일 기획담당관에 대한 행감에서 "삼국축제는 전체 예산이 1억이 넘어 투자심사 등을 받는 것인데, 예산 찢기를 했다"며 "문화관광과에 9800만원, 교육체육과, 경제과 등 부서별로 다 나눠져 있다. 예산군을 아시는 분들이 볼 때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예산군이 올해 공식적으로 밝힌 삼국축제 예산내역은 주무부서인 문화관광과 9800만원과 국화를 재배하는 농업기술센터 2억8140만원 등 모두 3억7940만원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기획담당관 6600만원(KBS 6시 내고향 제작 지원) △경제과 3000만원(스탬프 투어, 노점상 단속, 홍보 등) △교육체육과 2400만원(국수 포장재 제작, 체험 등) 등 1억2000만원이 숨어있다. 농업기술센터도 국화재배 일시사역근로자 인건비 3600만원은 축제예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전부 합치면 5억3540만원에 이르는 규모다.

그렇다 보니 축제심의위원회는 문화관광과 9800만원만 심의했고, 나머지 4개 부서 4억3740만원에 대해선 제대로 된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방재정투자심사는 농업기술센터 2억8140만원만 대상이 됐다.


이는 그동안 축제예산 편성과도 뚜렷하게 대비를 이룬다. 의좋은형제축제의 경우 담당부서인 문화관광과 한곳에서 축제예산 1억5000만원을 세웠다.

예산군청 안에서도 "성격상 농업기술센터는 예산을 분리한다 하더라도, 축제예산을 부서별로 나눠 편성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행정이 편한대로 예산을 집행하게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행감에서 문제삼은 군의회가 7일부터 13일까지 집행부가 제출한 2019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사해 의결하는 과정에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칼'을 댈지 주목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년 내내 국화를 재배하느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되풀이됐다.

김만겸 예산군의원은 4일 농업기술센터에 대한 행감에서 "농업기술센터가 국화를 키우고 있는데, 고급인력들이 다 나와 국화 재배에 매달릴 게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초 인사규칙을 개정해 경제작물팀에 '국화축제' 전담공무원까지 배치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특화작물 시험재배 등을 하던 광폭·연동·단동 비닐하우스 4개는 물론 주변 잔디밭도 1년 동안 국화 재배를 위해 총동원했다.

또 2000여만원을 들여 연동하우스 1개를 신설한데 이어, 올해도 단동하우스 1개를 추가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증가하는 임대용농기계를 보관할 창고가 시급한데, 국화축제를 하느라 빈 공간은 전부 국화가 차지하고 있다'는 불만도 감지되고 있다. 한 전직 농업기술센터 공무원도 이 같은 움직임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에 정완진 예산군의원도 가세해 국화위탁생산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국화조형물 등 위탁이 어려운 것들을 제외한 화단국 등은 농업기술센터가 '국화 주산지'로 홍보하고 있는 군내 화훼농가에 맡겨 생산하자는 얘기다.

이럴 경우 행정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화훼농가들은 안정적인 소득과 기술이전을 통한 역량강화 등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 가능성도 확인됐다.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삼국축제 때 전시한 국화 등 1만2000점 가운데 화단국과 미니국, 초화류 등 8600점은 계약재배를 한 덕산·봉산지역 농원 2곳에서 구입해 사용했다.

국밥과 국수도 피해가지 못했다. 박응수 예산군의원은 기획담당관 행감에서 "예산국수가 유명하다고 해 수입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삼국축제에서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덕산농협에 군내 농가들이 재배한 우리밀 600톤이 재고로 쌓여있다. 특산품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우리밀을 예산군수에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만겸 의원은 11월 28일 문화관광과에 대한 행감에서 "우리가 국밥·국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축제를 하는데도, 축제기간 한 국밥집을 갔더니 김치가 떨어져 장사를 안 한다고 하더라"며 "축제를 위해 장사한다는 인식을 가진 상인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5억 넘게 들여 삼국축제를 해야 하냐. 주민들이 분개한다"고 민심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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