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아버지 김해기씨가 18일 오후 충남 태안군에 마련된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영정 앞을 지나고 있다.
이희훈
- 아들 용균씨는 어떤 아이였나?
"늦둥이 외아들인데 태안화력발전소 일을 하기 전까지 줄곧 같이 살았다. 최근 3개월이 유일하게 떨어져 산 날이다. 용균이는 부모가 웃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좋아했다. 용균이 카톡 아이디가 '가정 행복'일 정도였다. 한번도 속 썩인 적 없었다. 더운 날이면 꼭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부모에게 먼저 비닐을 벗겨주고 맨 마지막에 먹는, 어른을 공경하는 그런 아이였다."
- 고인이 가졌던 꿈은?
"한국전력에 취업하고 싶어 했다. 관련 자격증 공부도 하면서 꿈을 키웠다."
-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는데 누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보나?
"원청사장, 하청업체에 무리하게 일을 시킨 사람들, 원청의 요구를 받아준 하청업체 책임자와 관리자 다 엄벌에 처해야 한다."
- 서부발전에 하고 싶은 말은?
"원청업체 직원들도 자식이 있을 것 아니냐. 자기 자식이 귀한 만큼 자기 밑에서 일하는 사람도 내 자식이 일한다는 심정으로 일을 시켰으면 한다."
-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는데,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나?
"우리 아들이 생전에 팻말을 들으며 했던 그 뜻(비정규직 철폐)을 같이 하고 싶다. (대통령께) 공공기관을 어떻게 운영할 건지, 어떤 식으로 책임을 지게 할 건지, 재발방지 대책 등을 내놓으라고 말하려 한다."
- 지난 17일 정부가 현장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는데.
"노력하는 건 보이는데 구체적이지 않고,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화 방안도 들어 있지 않다. 대충 넘어가려는 것다. 현장 동료 직원들 얘기가, 정규직이 말하면 바로 시정이 되는데 비정규직이 요구하면 2~3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번 일은 알고도 가만 있어서 생긴 인재다. 사람이 일회용이 아니지 않나."
- 빈소에서 세월호 가족협의회 관계자와 고 이민호군 아버님과 만났는데.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이라 가슴에 와닿았다. '자식을 잃고 어떻게 살아갈까' 막막했는데 이분들을 만나 살아야 할 목표가 생겼다. 대통령을 만나 아들의 소망을 전하고 억울한 누명 벗겨주고 목숨을 앗아가는 외주화를 막기 위해 싸우고 싶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머니) "너무 감사하다. 엎드려 절하고 싶은 심정이다. 유가족도 시민대책위도 힘이 없다.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실어 달라. (용균이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 주변에 위험한 일터가 굉장히 많다. 도와주셔서 앞으로 미래의 청춘들이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
(아버지) "사회에 만연해 있는 나쁜 관행이 청산돼 안전하고 밝은 사회가 되도록 도와달라."
- 아들 용균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머니) "너 많이 보고 싶어. 너는 갔지만 엄마는 네가 원했던 그 뜻을 찾아 살 거야. 아들 사랑한다."(눈물)
(아버지)"아들아! 좋은 세상에서 함께 다시 만나..."(울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어머니 김미숙씨는 "엄마는 네가 원했던 그 뜻을 찾아 살 거야"라고 말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우리 아들이 생전에 팻말을 들으며 했던 그 뜻을 같이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 '아들의 뜻'은 '비정규직의 철폐'였다. 그렇게 아들의 뜻을 따라 엄마는 비정규직을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그 엄마 역시 비정규직이다.

▲ 최근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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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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