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제주에 비행장을 3개나 건설해서는 안 된다

등록 2018.12.27 08:36수정 2018.12.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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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몇년 전부터 제2공항 건립 계획을 둘러싸고 갈등 중이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표선면 지역의 대한항공 소유 정석비행장이 아닌 성산포 지역에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는 정부와 제주도의 계획에 제주도민들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제주 섬은 동서 73km, 남북 41km이고, 총 면적은 1825㎢로 전 국토의 1.8%인 작은 면적이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중산간 일대에는 약 370개 가량의 기생화산(오름)과 천연 동굴, 밀림과 같은 울창한 숲을 갖고 있다. 그래서 세계자연유산, 지질보전지역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인구는 오랫동안 40만 이내를 유지하다가 50만을 지나면서 단기간에 이주열풍과 건설사업으로 빠르게 인구 증가가 나타나 60만명 후반대를 넘어섰고, 현재 관광객을 제외하고 일정 기간 동안 거주하는 이주 노동자들과 상업활동 자들까지 포함하면 약 8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얼마전까지 한 달에 1천 명 이상씩 이주해오는 열풍이 불었고, 지금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됐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거 제주도는 해안 지역에 용천수가 나와서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취락이 형성되어 있었고, 한라산쪽의 중산간 지역은 조그만 마을도 있지만 초지인 마을 공동목장들과 울창한 숲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육지지역의 이주민들은 주로 해안가에 건물과 주택등을 지었고, 중국인들과 국내 대자본은 해안가뿐만 아니라 중산간지역의 마을 전체의 소유로 소유권이 불분명한 마을 공동목장들을 헐값에 사들여 골프장과 숙박시설, 관광시설등을 마구잡이로 지어댔다.

그에 맞춰 제주도의 도지사를 비롯한 고위 관료들은 개발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인식으로 무분별한 해외 자본 주로 중국 자본의 유입과 대기업의 호텔 및 수많은 골프장등의 인허가, 수많은 도로의 개설 및 증설을 추진했다.

즉 제주는 건물의 대폭적 증가뿐만 아니라 사통팔달의 도로 개설과 확장이 계속되어 중산간지역은 각종 도로들로 넘쳐나고, 해안과 중산간 일대의 풍경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그 결과, 자연환경의 파괴 외에도 수 자원 고갈에 따른 매년 겪는 물 부족 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 하수처리 용량을 넘어서 일부는 바다로 그냥 흘려 보내는 문제, 기존의 해안 마을주민들과 관광객 및 이주민들의 영업장으로 인한 소음 분쟁, 심각한 교통 문제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도내 부동산의 폭등과 서민 삶의 피폐화는 날로 악화하고 있다. 한동안 중국인들의 투자열풍이 불면서 부동산은 폭등하였고, 시내 부동산은 고가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의 폭등, 상가 임대료의 폭등으로 이어졌고, 변두리 지역조차도 해안가나 제2공항 건설 예정지 부근 밭은 시가 기준으로 평당 350만원~500만원등으로 폭등했다.


반면에 개인 자영업자들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다른 주변지역으로 옮기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반화되었고, 서민들은 그동안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타 지역보다 높은 물가 현상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는데, 최근에 더 높아진 물가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삶이 더욱 팍팍하게 되었다.

따라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일부 이익만을 좇는 부동산을 과다 소유한 소수들이 천혜의 자연환경과 공동체의 보존 및 유지보다는 눈 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주요 정책과 관광, 건설등의 문제에서 개발 우선주의를 외쳐대면서 제주 공동체의 파괴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현재 제2공항 건설 문제는 제주도 사람들과 후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제2공항의 신설은 앞으로의 제주 사회에 지금보다 더 커다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불러올 것이고, 제2공항 건설의 중단은 앞으로의 관광 정책을 새롭게 변화시켜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금 제주는 년 1500만명의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 수익은 도민과는 상관없이 중국인이나 대기업이나 자기들의 비행기와 자기들의 숙박시설, 자기들의 쇼핑센터만을 이용함으로써 도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은 피부에 와닿지 않아 세계적인 관광지라는 명성은 이제 제주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히려 과도한 관광객으로 인해 관광객 혐오증인 투어리즘 포비아(tourism phobia)가 노골화되기 직전 상태이다.

즉 그동안의 관광객 증가는 도민들에게 혜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했고, 오히려 관광객들은 도민 삶속으로 들어와 거리는 쓰레기, 담배꽁초로 넘쳐있고 음주와 고성방가로 인한 소음 피해, 노상방뇨, 교통 체증, 물 부족, 서민들에게는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삶의 위축만을 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제2공항 신설 문제는 기존 공항의 혼잡 문제에서 시작되어 정부의 재빠른 사전타당성 조사와 신속한 후보지역 선정으로 진행되었지만, 도민들이 대책위를 꾸려 조사 보고서를 검토해보니 후보 지역은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오름 군락지여서 약 11개 정도의 오름과 저촉되어 1개 오름은 완전 절취, 10개 오름은 부분 절취를 해야 하고, 천연동굴의 분포, 기상 문제, 기존의 정석비행장 활용 등에 대한 조사는 총체적으로 부실한 엉터리여서 다시 처음부터 진행해야 할 정도였다.

제주도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공동체 문화는 이제 급속히 파괴되어가고 있고, 조만간 특유의 희소성이 완전히 파괴되면 원상 복구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품성도 상실되어 관광객들도 외면하게 될 것이다.

제주도민들은 외치고 있다. 도민의 삶도 중요하다고. 관광객 수를 제한하자고. 입도세라도 도입해서 숫자를 제한하고 관광지의 환경 보호기금으로 사용하자고. 전세기와 대형 크루즈선까지 동원해서 그들만이 돈을 버는 대량 관광방식이 아닌 현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정여행 방식, 소란스럽지 않고 차분한 문화여행 방식으로 전환하자고.

이제 제주는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짧은 기간에 유동인구 포함 80만이 곧 100만이 되고, 가파르게 증가한 1500만 관광객이 3000만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이 조그만 섬은 수용 한계를 넘어서 온갖 문제가 부글거리다 폭발할 것이고, 고유성이 상실하면서 원상 회복도 불가할 것이다.

제주도민들은 지나친 수효의 관광객들로 인해 생활이 힘들어진 교토, 베니스처럼 되기 싫고 마요르카섬, 암스테르담, 베를린 등지처럼 되기 싫은 것이다. 더욱이 바르셀로나처럼 관광버스에 돌을 던지는 공격을 가하는 상황으로까지는 발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제주도민들은 외치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고. 급조한 엉터리 타당성 조사로 건설을 강행하지 말라고. 건설할려면, 금년에 조사한 도민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고.

여론 조사 결과는 새로 언급되는 성산읍 제2공항 찬성자는 단지 25.9%, 현 제주공항 확장이 43.6%, 한진그룹 정석비행장 활용 10.8%, 새 공항부지 확보 8.3%, 기타 6.2%, 모름 및 무응답 5.2%였다(2018년 4월 22일 제주지역언론사 공동, 리얼미터 조사)

조사 결과를 보면, 제주 남북지역을 동서로 반으로 나누어 4등분 했을 때, 부동산 가격의 상승만을 생각해서인지 공항 예정부지로 언급된 성산읍을 포함한 부근의 서귀포 동부 읍면지역만 찬성율이 높고, 나머지 3지역 모두 신공항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오름들과 천혜의 자연을 보호하자는 여론이 절대 다수여서 만일 건설하겠다면 기존 공항을 확장하던지, 정석비행장을 보조 공항 정도로 활용해서 년 중 극히 짧은 기간 동안의 폭설과 기후문제도 활주로와 도로에 전선을 까는 방법등 다양한 해결책을 찾고 심지어 년 중 며칠 폐쇄하는 방안도 고려해 한진과 공동 활용하자는 것이다.
#제주 #제2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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