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부산 한복판서 생화학 실험 추진? 의혹 증폭

시료 반입 없을 것이란 해명 달리 관련 예산 책정 드러나

등록 2019.03.13 13:40수정 2019.03.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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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이 부산에서 생화학전 관련 실험인 이른바 주피터 프로그램(JUPITR)를 추진하기 위한 관련 예산을 대규모로 책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부산항 8부두 앞에서 주피터 프로그램 추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측이 1인 시위를 벌이던 모습.
미군이 부산에서 생화학전 관련 실험인 이른바 주피터 프로그램(JUPITR)를 추진하기 위한 관련 예산을 대규모로 책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부산항 8부두 앞에서 주피터 프로그램 추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측이 1인 시위를 벌이던 모습.부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이 부산 한복판에서 탄저균 등을 활용하는 생화학 실험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세균전 관련 시료 반입은 없을 것이라는 애초 해명과 달리 대규모 관련 예산까지 책정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미 국방부가 부산항 8부두에서 미군의 생화학전 과제를 일컫는 일명 '주피터(JUPITR) 프로젝트'를 위해 책정한 올해 예산은 350만 달러(약 40억 원). 미 국방부의 올해 '회계연도 생화학방어프로그램 예산 평가서'를 보면 여기에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Live Agent Test)도 포함이 된다.

부산에 투입하는 예산은 미군의 전체 주피터 예산 1014만 달러 가운데 34.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미군이 그만큼 대규모의 실험과 시설을 부산에서 추진하려 한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문제는 미군이 정작 자국에서는 사람이 없는 사막에서나 하는 생화학전 실험을 한국에서는 도심 한가운데서 벌이려 한다는 점이다. 부산항 8부두가 있는 남구에만 28만 명이 살고 있다. 당연히 생화학 실험이 실제로 벌어지고,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미군 측은 언론의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역 언론은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부산일보>는 13일 사설에서 "도대체 8부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라면서 "외국 군대 시설이어서 접근이 어렵다는 식의 궁색한 변명이나 내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신문은 "8부두에서의 현장 설명회를 통해 시민의 불안을 씻어내야 한다"라면서 "나아가 이참에 8부두에 있는 미군 시설 이전을 추진하는 한편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등의 국내 반입을 금지하는 법안 처리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민중당 부산시당도 생화학실험실을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민중당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국민들은 미군의 생화학실험 마루타가 아니다"라면서 "자국에서조차 사막에서 한다는 생화학실험을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심 한가운데서 하는 주한미군은 행태의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중당은 "평화와 번영, 통일로 가는 한반도에 미군의 생화학실험실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지방정부와 정치권은 부산시민들과 힘을 모아 주권재민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주피터 프로그램은 지난 2016년 미군이 부산에 배치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에도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는 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군 측은 이 실험이 생화학전 탐지를 목적으로 한다며 "탄저균 등 살아있는 샘플은 들여오지 않는다"라고 주장해왔다. (관련기사: 부산에서 생화학 대비 연구하겠다는 미군)
#주피터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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