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왼쪽)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들어 9.19 군사합의서 이행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군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국방부는 이달 중 남북군사회담을 열고 비무장지대(DMZ) 내 공동유해발굴과 한강하구 공동 이용,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민간인 자유왕래, DMZ 내 모든 GP(감시초소) 철수 등의 현안을 다루고자 했다.
여기에는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면, 군사회담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회담 결렬 후 북측이 군사합의 이행에 대해 뚜렷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자칫 군사 분야 합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8년 9.19 군사합의서 체결 이후 남북 군사당국은 육·해·공 적대행위 금지를 비롯해 DMZ GP(감시초소) 시범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 등 군사합의서를 비교적 충실히 이행해왔다.
그런데 지난 1월 30일 판문점 군사정전위 회의실에서 열린 남북군사실무접촉을 마지막으로 양측 간 대면 접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남북이 문서교환 형태로 수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군사합의 이행이 급물살을 탔던 지난해와 사뭇 대비되는 모양새다.
곧 시작될 줄 알았는데... 북측은 왜 답변이 없나
원래 2월 말까지 이행하기로 약속한 '공동유해발굴단 구성 완료 및 상호 통보'도 이뤄지지 않았다. 군사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내 전사자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대령급을 책임자로 각각 5명씩 유해 발굴 공동조사 및 현장지휘조를 구성하고, 발굴단은 각각 80~100명 정도로 구성키로 했다. 또 지난달 말까지 공동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해 상호 통보하기로 약속했다.
공동유해발굴을 위해 화살머리고지 일대 지뢰 제거와 도로개설 작업도 이미 완료된 상태다. 또 지난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공동 유해 발굴에 필요한 '제재 면제' 결정을 내리면서 남북 공동 발굴 작업은 언제라도 곧 시작될 듯 보였다. 하지만 발굴단 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6일 남측 유해발굴단 구성을 완료했다고 북측에 통보했다. 당초 남북이 합의한 대로 오는 4월부터 화살머리고지에서 공동유해발굴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일정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측은 아직 답변하지 않고 있다.
공동유해발굴은 남북이 아직 확정짓지 못한 다른 군사합의 이행 분야에 비해 비교적 합의가 쉬운 사안이라 여겨졌다. 때문에 북측의 호응 여부가 향후 군사 분야합의 이행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평가할 수 있는 가늠자로 평가된다.
당초 올 초까지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했던 JSA 내 남북 경비 병력의 공동근무와 민간인 자유왕래 역시 늦어지고 있다. 군사합의서에는 이를 명시하고 있지만, 공동근무수칙 협의에서 이견이 있어 세부 내용을 확정짓지 못했다. 특히 북측은 관리기구 구성에 미군 등 유엔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훈련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남북의 민감한 군사 사안을 논의할 군사공동위원회(아래 군사공동위) 구성을 위한 협의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장성급 회담은 지난 2018년 세 차례 열렸지만, 올해 들어선 군사당국 간 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이달 중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해 군사합의 이행을 견인한다는 구상이지만 북측의 호응이 관건이다.
국방부 관계자 "군사합의 사항 진전 위해선 군사회담 열려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북측에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측의 답변 여부에 따라 9.19 군사합의의 이행 속도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사합의 사항이 실질적으로 진전되기 위해서는 군사회담이 조속히 열려야 한다"면서 "지금으로선 북측이 답변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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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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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9.19 군사합의' 이행... 대답 없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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