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8일 부산 중구 산업은행 부산영남본부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민규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팔기로 한 대주주 산업은행(산은)이 구조조정 우려 등 고용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성이 유지된다면 고용은 보장한다는 건데, 단서 조건이 붙은 불안한 약속에 노조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8일 경남과 부산을 찾은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오후 기자들과도 만나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산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은 노조가 이 회장의 부산 방문에 맞춰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중구 산은 부산영남본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연 날이기도 했다.
산은을 비판하는 마이크 소리가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회의실에서 취재진과 마주 않은 이 회장과 산은 측 관계자들은 거듭 이번 매각이 대우조선 나아가 국내 조선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양사가 경쟁력을 합치고, 새로운 혁신을 해서 생산력을 높여야 한다"라면서 "대우조선이 좋아지는 게 조선 산업이 좋아지는 것이고, 협력사가 좋아지는 것이며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산은은 지난 8일 현대중공업과 밝힌 공동 발표문을 기초로 고용안정을 보장한다는 표현도 여려 차례 썼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고용안전도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전제 조건에는 '생산성이 유지되는 한'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노조는 이러한 전제의 두루뭉술한 약속으로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매각 시) 산은은 2대 주주로 대우조선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라면서 "동시에 대우조선에 수 조원이 나가있는 채권자"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상당한 RG(선수금환급보증서)가 발급되는 채권자이기 때문에 대우조선의 가치 붕괴를 앉아서 볼 수 없다"라면서 "옆에서 좌시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노조 제기한 헐값 매각 비판에는 "근거 희박하다" 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