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 "북한대사관 침입 괴한, 미 FBI와 접촉"

"다양한 범죄 증거 발견"... 미 국무부 "우리와 무관한 사건"

등록 2019.03.27 09:25수정 2019.03.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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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배후설을 보도하는 스페인 <엘파이스> 갈무리. (자료사진) ⓒ 엘파이스

스페인 고등법원은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 중 1명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스페인 고등법원은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 수사를 통해 부상, 협박, 강도 등 다양한 범죄의 증거를 발견했다며 이번 사건의 비밀 명령을 해제했다.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는 괴한 10명이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한 뒤 컴퓨터와 휴대폰 등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스페인 법원이 공개한 수사 문서에 따르면 당시 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한국, 미국, 멕시코 등의 국적자였으며,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의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는 사건 발생 후 27일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FBI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스페인 수사 당국은 FBI가 이 정보를 수락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도 26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라고 대답했다.

한국 국적 이우란 등 포함... 침입자들 '북한 해방운동가' 주장

에이드리언 홍 창은 대사관 침입 사건을 자발적으로 했으며, 당시 함께했던 사람들과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침입자로는 미국 국적자 샘 류와 한국 국적자 이우란 등이 있지만 이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사관에 침입했던 이들은 자신을 북한 해방운동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속한 단체는 '자유조선'이며,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한 것으로 알려진 '천리마민방위'의 새로운 이름이라고 전해졌다.

앞서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스페인 경찰과 스페인 국가정보국(CNI) 소식통을 인용해 대사관에 침입한 10명 중 최소 2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5일 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괴한들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북한 측 실무진을 이끄는 김혁절 대미특별대표의 정보를 노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사건에 CIA가 배후에 있는 것이 확인될 경우 미국과 스페인의 외교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특별대표는 2017년 9월까지 4년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로 재직하다가 당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스페인 정부의 항의로 추방당했다.
#스페인 #북한대사관 #김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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