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드래 잔디밭, 백마강... 부여에서 열기구 제작하는 이유

[인터뷰] 스카이배너 권혁대 이사

등록 2019.05.08 11:10수정 2019.05.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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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카파도키아를 연상케하는 열기구들 ⓒ 김다소미



여름이 가까워지며 부여에도 햇빛이 내리쬐고 있다. 백마강은 일렁이는 물결이 반짝 반짝 빛나고 구드래 잔디밭은 초록의 싱그러움을 내뿜는다. 구드래 잔디위로 알록달록한 열기구가 떠오른다면 어떤 풍경일까?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3년 전 부여에 정착한 한 사람이 있다. 열기구와 사랑에 빠진 권혁대씨다. 권혁대씨는 부여시장 청년몰 2층에서 '스카이배너'(사회적 기업)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열기구와 관련된 경기를 개최하거나 열기구를 테마로 한 축제를 기획하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권혁대 이사 ⓒ 김다소미


 

부여에 위치한 스카이배너 사무실 ⓒ 김다소미




"열기구의 상징적 이념은 도전이에요. 그것에 매료돼 20년 동안 한 우물을 팠네요."

항공레저는 모형항공기, 경량항공기, 동력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드론레이싱 등 해외에선 비교적 활성화돼 경기나 축제가 주기적으로 개최된다. 그러나 한국의 일반인에겐 여전히 생소한 종목이다. 권혁대씨는 국내 항공레저를 성장시키기 위해 지난 20년간 경기도와 대전, 세종, 보령을 오가며 노력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엔 프로축구단에서 마케팅업무를 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현재 스카이배너의 공동경영을 맡고 있는 서정목 이사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됐다. 서정목씨는 군대생활 중 열기구에 관심을 갖게 돼 국내 최초로 2000시간 이상 열기구 비행에 성공한 이로, 전역 후 열기구를 이용한 항공레저 사업을 준비하던 중 당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였던 권혁대씨를 만나게 된 것.

권혁대씨는 곧바로 회사를 퇴직하고 국내 열기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안전한 열기구 제작을 위해 공부 했고, 직접 원단을 박음질하며 반복된 시험을 거쳤다.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를 참관하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지금도 일본 규수 사가현에서 열리는 열기구페스티벌에 해마다 참가하고 있다.
 

열기구 제작 모습 ⓒ 김다소미




지금이야 어느 정도 국내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비행기술이 숙련되지 못했던 시기, 처음으로 레저용 열기구를 선보이는 창단식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열기구를 조종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 당시엔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여러 지방에서 축제를 이끌었던 그는 가장 성공한 예로 10년전 대전광역시 갑천에서 개최했던 국제도심열기구 페스티벌을 꼽았다. 국내최초 도심에서 이루어진 항공축제는 행사기간동안 건물들 사이로 두둥실 떠오른 열기구로 15만명의 관광객을 운집시켰다.
 

열기구 ⓒ 김다소미



 그렇게 성공궤도를 달리고 있던 무렵, 부여의 구드래 잔디밭이 유난히도 눈에 띄었다. 이전에도 비행연습을 위해 몇 번 찾았던 곳이었다. 수도권은 휴전선과 가까워 자유비행에 제약이 많이 따랐고 이용공간이 좁다. 그러나 부여의 구드래 평지는 백마강을 기점으로 직경 32km까지 가능한 비행, 이착륙을 위한 드넓은 터, 평이한 기상조건, 접근성 등이 매우 뛰어났다. 특히나 세계유산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고즈넉한 풍광의 부여는 모습은 정말로 인상적이었다.

"백마강을 끼고 도는 산하의 신비로움 이야말로 세계의 어떤 역사도시에서도 찾을 수 없는 분위기예요."

부여토박이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의 자연경관이지만 그의 눈엔 너무나도 아름다운 관광자원으로 비춰졌고, 활용가치 또한 높은 곳이었다.
 

열기구 ⓒ 김다소미




"어떠한 첨단장비도 쓰지 않고 하강과 상승만 하며 바람을 타고 비행하는 것이 열기구예요. 속도를 다투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친환경적 레포츠죠."

"도전과 희망의 상징인 열기구 축제 개최와 콘텐츠 개발로 아름다운 백제고도 부여의 위상을 알리는 것이 지금 저의 목표예요."


열기구의 비행시간은 일출과 일몰시간이 가장 좋다. 서서히 해가 지며 노을이 하늘을 뒤덮고 붉은 빛의 물들 때 형형색색의 열기구가 부여 하늘을 뒤덮는다고 생각해보자. 상상만으로도 희망찬 풍경이다. 
 

권혁대 이사 ⓒ 김다소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사이트 부여'에도 송고되었습니다.
#스카이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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