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야옹 의사의 몸 튼튼 비법노트' 펴낸 민들레의료사협 의사 박지영씨

등록 2019.05.09 11:08수정 2019.05.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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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스스로 자기 몸을 관리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 나왔다. 저자는 가정의학과전문의 박지영 원장. 박 원장은 대전의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병원인 민들레의원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근거중심' 자연주의 육아와 진료를 표방한다. 전작인 <엄마 의사 야옹 선생의 초록 처방전>(아래 초록 처방전)에도 이 같은 지향점이 잘 드러났는데, 이번에 펴낸 <야옹 의사의 몸 튼튼 비법노트>(아래 몸 튼튼 비법노트)에도 그 철학은 여전하다.
   
민들레의원 박지영 원장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건강을 지키는 습관과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민들레의원 박지영 원장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건강을 지키는 습관과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박현주
   
<초록 처방전>이 아이를 처음 키우는 초보 부모를 위한 질병 대처 안내서라면, <몸 튼튼 비법노트>는 감기나 장염을 호되게 앓아본 경험이 있는 어린이가 스스로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자기계발서'다. 대전 민들레 의원에서 박 원장을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진료를 하다보면, 의사와 환자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다는 걸 느껴요. 사람들은 저마다 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설계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엔 인식이 확고해서 바꾸기 어렵지만, 사고가 유연한 상태인 아이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들어가면, 평생 바른 인식을 갖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막 자기 몸에 관심이 생기는 나이, 초등 저학년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아이들이 딱 이 나이이기도 하고요."

박지영 원장의 둘째와 셋째가 8세, 7세 연년생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늘 하고 있고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것도 계기가 되었다. 하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함께 보는데, 의사인 그녀가 듣기에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다소 충격적이었다.

"주인공이 감기에 걸렸는데, '그럼 약 먹어야지' 하고 친구가 자연스레 말하는 거였어요. 감기가 약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 감기에 대한 문화적 메커니즘이 이미 형성되고 있는 거예요. 친숙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서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기로."

약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세 아이를 큰 병 안 하고 키웠다는 박 원장은, 대전 법동이란 마을에 기반을 둔 민들레의료사협의 민들레의원에서 환자들을 만난 지 4년째다. 엄마가 되기 전에도 의사였고 엄마가 된 후에도 여전히 의사인데, 전후의 차이가 있을까?
  
책표지 초등저학년 대상이지만 고학년까지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책표지초등저학년 대상이지만 고학년까지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한겨레아이들
 
"아이들을 더 예뻐하게 되었어요. 이 예쁜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구요.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공동체에 관심이 생겼고, 나아가서는 아이들이 살아갈 이 나라, 정치나 남북문제도 다 연결되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땅과 환경이니까요."

 - 책을 펴들고 목차를 보면, '스스로 영양 챙기기, 스스로 운동하기, 스스로 비만예방하기, 스스로 튼튼한 치아 지키기' 등 '스스로'란 말이 소제목 앞머리에 되풀이 되는데, '스스로'에 중점이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강의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본인이에요. 의료진은 그저 돕는 사람이죠. 건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요. 어릴 때부터요. 그 훈련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강조해서 넣은 거예요."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역할, 그것이 전문가인 의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박 원장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야옹 의사의 몸 튼튼 비법 노트>는?


'스스로 영양 챙기기'부터 '스스로 약 먹기와 주사 맞기'까지 10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그림책이다. "사랑하는 똥꼬쟁이들아~" 친근하게 독자를 부르면서 식생활, 운동, 수면, 약 먹기, 감기와 비염 같이 자주 걸리는 질환 관리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조목조목 알려준다.

초등저학년 대상이지만 고학년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으며, 엄마 고양이와 아이들 고양이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민들레의원 박지영 원장이 글을 쓰고, 일러스트레이터 허현경이 그림을 그렸다.

야옹 의사의 몸 튼튼 비법 노트

박지영 지음, 허현경 그림,
한겨레아이들, 2019


#민들레의료사협 #박지영 #야옹의사 #몸튼튼비법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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