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현수막 내건 미국대사관19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때문에 국민의 눈치를 보고 표를 의식해야 하는 '박쥐' 정치인은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고 늘 애매모호하게 대처해 왔다.
대표적인 예로 문재인 대통령이 있었다.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대해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바로 이틀 후 "군 내 동성애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010년 문재인 후보 팬카페에 올라온 문 후보의 '백문백답'에서는 '동성혼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오락가락 대통령을 배출한 당답게 이번에도 민주당은 '박쥐당' 행세를 하며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모양새다.
ㄴ [☞ 첨삭] '반동성애' 발언을 반복해왔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받을 만한 모습들이 존재합니다. 지난 대선 때 성소수자 인권 관련 질문에 대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나중에' 답변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의 '동성혼 합법화 반대' 발언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죠.
하지만 소수자 인권을 계속 옹호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해온 경우와 비교하면 어느쪽이 더 나쁠까요? 민주당 일부 의원과 한국당에게 2017년 4월 25일 2차 대선 TV 토론회 당시 '최고의 1분'으로 불렸던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선후보의 말을 다시 전합니다.
"저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성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입니다.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입니다.(사회자 : 시간 다 됐습니다.) 1분 더 쓰겠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차별금지법, 또 계속 차별금지법 공약으로 냈는데 그것을 후퇴한 문재인 후보께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반대하는 국민의 환심도 얻고 싶고, 찬성하는 국민의 지지도 얻고 싶다면 차라리 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
아니면 차라리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퀴어당'으로 커밍아웃 하라. 그것이 국민에게는 더 이롭다. 찬성과 반대를 저울질하는 회색분자나 기회주의자는 결국 국가를 망치고 국민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ㄴ[☞ 첨삭] 지난 2015년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다문화, 이주노동자 등 진보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이슈들을 선점했습니다. 19대 국회에서는 이자스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이주민 출신 첫 국회의원이 되기도 했죠.
이런 분위기 속에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은 그해 <중앙일보> 기고를 통해 "다음 혹은 다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동성애자를 지역구 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밀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동성애 이슈도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였죠. 하지만 일련의 말들을 보니 이런 예측 내지는 기대는 요원한 일인 것 같습니다.
논평 말미,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퀴어당'이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라는 오명보다 낫지 않을까요? 더불어퀴어당이 어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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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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