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태어난 고려인 문 스베틀라나.
김진석
지난 2월 26일 시작한 고려인의 길을 취재 나선 지 100일이 지났다. 지금은 코카서스 3국 가운데 '불의 나라'로 불리우는 아제르바이잔에 와 있다. 수도는 '바쿠'로 카스피 해를 끼고 아름다운 해안가와 야경을 가진 도시다.
바쿠에서 지금까지 취재했던 고려인과는 조금 다른 고려인을 만났다.
그녀의 이름은 문 스베틀라나. 한국 이름은 문영순씨다. 올해 63세인 스베틀라나는 북한 평양 인근에서 태어났다.
스베틀라나의 아버지 문태우씨는 일제 강점을 피해 두만강을 건너 블라디보스토크로 간다. 그 후 모스크바 대학에서 지질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려인 2세인 부인을 만났다. 그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1950년대 중반 부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전공을 인정받아 광산에서 관리자로 일하게 된다. 슬하에는 스베틀라나를 비롯해 1남 3녀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생활이 순조롭지 않았다. 1965년 1남 3녀 가운데 2명을 먼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로 보내고, 3년 후에 스베틀라나를 비롯한 나머지 가족들을 러시아로 보냈다. 그리고 본인 자신은 북한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