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기능 연마 위해 땀 흘리는 특성화고 학생들 실제로 전남교육청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도제 기업에서 주로 하는 일은 청소 20.4%, 허드렛일 12.1%, 기타(페인트칠, 크레인 조정, 본드 칠하기 등) 43.9%였다고 한다.
김형태
산업체 파견 학생들의 실습내용, 전공과 무관한 '청소와 허드렛일, 43.9%'
그러나 올해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4월 전남교육청의 실태조사(전남지역 16개 학교에서 도제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644명 중 428명(75%)을 대상)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이 도제 기업에서 주로 하는 일은 청소 20.4%, 허드렛일 12.1%, 기타(페인트칠, 크레인 조정, 본드 칠하기 등) 43.9%였다고 한다.
38.3%는 '학교의 전공 수업과 기업의 실습내용이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응답했고, 많은 학생들이 도제교육에 크게 실망한 나머지 53.2%는 '도제 반을 다시 선택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65.2%가 '일하다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고, '실제 일하다 다친' 학생이 33.7%나 됐다. 그러나 산재보상을 받은 경우는 산업재해 피해 학생 중 25.5%에 불과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도움이 안된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학교는 학교대로 기업체 발굴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왜 우리에게 떠맡기느냐고 불만이다. 또 이것을 아는 교육청과 교육부는 교육 예산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뒷짐 지고 있고, 고용노동부는 예산을 그렇게 많이 주는데 그것 하나 제대로 못하느냐고 호통치고... '산학 일체형 도제학교'의 실태 및 현실이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탈바꿈시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학생을 비롯하여 교육주체 및 학교현장은 임계점에 다다랐는데, 정작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들은 언제까지 이 문제를 '시간 끌기, 폭탄 돌리기'할 것인가? 모두들 어느 때까지 남 탓하듯 복지부동만 하고 있을 것인가? 교육부, 교육청,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들은 하루라도 속히 학생과 학교현장 교사, 그리고 기업체 관계자, 전문가들로 대책위원회를 꾸려, 문제점이 무엇인가 정확히 진단하고 바람직한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실험용 쥐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도제학교에 대한 전수조사와 현장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전남교육청 실태조사 TF도 '학생 실태조사 결과 도제학교 참여 분야와 주로 하는 일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고, 아울러 '도제학교 참여 기업의 노동 안전 실태점검도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교사 75%는 '기업체 주도의 도제반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고, '도제반 운영에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토로한 교사도 43.8%에 달했다고 한다.
도제학교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학생은 실험용 쥐가 아니다!
특히, 2017년 제주도 음료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사망한 이민호 학생의 아버지 이상영 씨도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일학습 병행 도제 제도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힌다"면서 "왜 특성화고를 도제학교로 지정해 학생들을 노동자로 만들어야 합니까? 일 학습병행 도제학교 제도를 없애주십시오"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현실을 아는지 알고도 애써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오히려 도제학교 확대와 법제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산업현장 일 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2016년 6월에 발의했고, 이듬해 9월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
두 법안은 올해 3월 환경노동위원장 수정안으로 병합처리 돼 상임위 문턱을 넘었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일 학습 근로 기간이 끝난 학습근로자가 일정 수준의 평가에 합격할 경우 국가 자격을 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그동안 전교조 등 교육단체에서는 법적 근거도 없이 도제학교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산업체로 파견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제학교 정책은 박근혜 정부에서 다급한 마음에 예산을 앞세워 아무런 법적인 근거 없이 밀어붙인 졸속정책이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정책실명제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인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가?
이 정책의 무리한 시행으로 지난 2017년 9월, 강원도의 한 공고 도제 업무 담당 선생님이 학생을 받아줄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제학교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은 구태와 적폐청산 차원에서 과감하게 혁신하고, 우수 기술·기능 인력 양성을 통한 고졸 고용률 확대라는 장점은 십분 살려 나가는 교육정책과 교육행정을 펼칠 때, 학생 등 교육 주체와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기업체 등 경제계도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보낼 것이다.
김형태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는 분명 달라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차원에서, 또한 교문 현답(교육문제, 현장에 답이 있다)을 실천하는 차원에서라도 도제교육을 전반적으로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근본적으로 손봐야 할 것이다.
당초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학생들에게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 우수한 인재를 충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라고 큰 소리쳤는데, 5년도 안돼 왜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대체 어떤 것이 걸림돌이고 무엇이 장애물인지 정확히 찾아내, 우리나라 학교와 산업 현실에 맞는 바람직하고도 효율적인 개선안을 내놓는 데 주력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구태와 적폐청산 차원에서 과감하게 혁신하고, 우수 기술·기능 인력 양성을 통한 고졸 고용률 확대라는 장점은 십분 살려 나가는 교육정책과 교육행정을 펼칠 때, 학생 등 교육 주체와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기업체 등 경제계도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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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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