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인공지능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동북아철도 공동체가 동북아 에너지 공동체로, 그리고 동북아 경제 공동체로, 다자 안보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라며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벤처 붐 가속화를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라고 조언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당시에는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을, 노무현 대통령 당시엔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조언했다"라며 "그것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감사인사를 건넸다.
이에 손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라며 "현재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하고 수많은 IT우수 기업이 배출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년간 1인당 GDP가 일본이 1.2배, 미국이 1.8배 성장할 동안 한국은 3.7배나 성장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투자 때문이었다"라며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특히 인공지능에 전폭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앞서 그는 지난 6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매진 도쿄 2019'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인류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이다"라고 인공지능과 로봇을 예찬한 바 있다.
손 회장은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라며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 이렇게 투자된 기업은 매출이 늘고, 이는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라며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을 통해 인공지능 분야를 전폭적으로 육성하라고 제안했다.
"인공지능, 한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
이에 문 대통령은 "대기업은 자금력이 있어 스스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혁신벤처창업가들은 자금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며 "특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투자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라며 "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 외에도 문 대통령은 AI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고, 대통령의 세 가지 제안에 손 회장은 흔쾌히 'I will!'(그러겠다)이라고 대답했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AI 분야에서 늦게 출발했을 수 있지만 강점도 많다"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뤘고, 이미 만들어진 개념을 사업화시키는 데에는 단연 앞서 간다"라고 한국의 AI 분야에 투자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러한 당부에 손 회장은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나,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 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인공지능 활용 중심 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손 회장은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라며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접견 자리에는 카츠노리 사고 소프트뱅크 부사장과 문규학 고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