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UPI
넷째,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유사하다.
2017년 5월 26일 <도쿄신문>은 '도쿄-베를린 눈에 띄는 유사점'이라는 기사에서 히틀러와 아베가 스포츠, 특히 올림픽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 유사하다고 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개최한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아베는 유사하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Hakenkreuz, 卐)가 펄럭였듯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전범기다 아니다 논쟁과 상관없이 욱일기가 펄럭일 가망성이 크다. 도쿄 올림픽을 통해 욱일기는 세계적 상징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
다섯째,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개정이다.
히틀러나 아베 모두 전쟁과 무력을 통해 평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목적으로 전쟁 가능한 헌법으로 개정하려 한다. 아베가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의도는 전쟁을 통해 세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히틀러와 닮아 있다.
평화헌법으로 일컫는 일본의 헌법 9조 1항에는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초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에 해당하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그 행사를 국제분쟁의 해결수단으로 영원히 포기한다"고 써있다.
독일은 전쟁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가장 가까운 폴란드를 침공했다. 아베 정권이 평화헌법을 수정하여 '전쟁과 무력에 의한 평화를 수호한다'고 수정하는 날, 그 첫번째 대상은 일본과 가장 가까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쓴다면 지나친 망상일까.
여섯째, 히틀러 정책과 아베 정책의 유사성은 아베 정권 핵심 인물에서 발견된다.
아베의 충실한 동지로 아소 다로(麻生太郎)라는 인물이 있다. 이죽거리며 그 특유의 쉰 목소리로 말하는 아소 다로를 TV에서 볼 때마다, 나는 히틀러 곁에 있던 괴벨스 이미지가 스쳤다. 괴벨스를 본 적은 없지만, 특유의 선동술로 독일인들의 긍지를 일으켰다는 괴벨스가 격정적인 화법으로 일본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아소 다로와 자주 겹쳐 떠올랐다.
부총리 겸 재무상인 아소 다로는 아돌프 히틀러를 옹호하는 발언을 몇 번 했다. 지난 2013년 한 강연에서 나치의 바이마르 헌법을 언급하면서, 그 좋던 "바이마르 헌법이 아무도 모르게 (총통제로 슬쩍) 바뀌어 버렸다. 그 수법을 배우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소름돋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가장 민주적이라던 바이마르 헌법을 슬쩍 나치 헌법으로 바꾸었던 히틀러의 수법을 배우면 어떻겠냐는 의미였다. 2017년 8월 30일에는 "수백만명을 죽인 히틀러는 아무리 동기가 옳아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치 히틀러의 동기는 좋았다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아베가 히틀러를 좋아한다는 견해는 서구 언론에서 아주 보편적인 인식이다. 구글에서 'Abe Hitler'을 검색하면
2만 7천 건 이상의 기사가 나온다(https://hoy.kr/nhYWf). 가십에 불과한 저 사진이나 가면들은 조금 지나면 분명 연구대상이 될 것이다.
5일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히틀러의 나치즘과 일본 군국주의는 다 망하고 일본에는 핵폭탄까지 떨어졌다"면서 "아베 총리는 패망한 히틀러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아베는 패망한 히틀러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승리하는 히틀러는 멘토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
아베와 히틀러의 다른 점
그러나 아베는 히틀러와 다르다. 첫째 태생부터 다르다.
히틀러는 브레히트가 '칠쟁이 히틀러'라는 풍자시를 썼듯이, 그림을 그렸던 화가 지망생이었다. 히틀러는 흙수저로 출발했다. 반면 아베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였다.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는 전범이지만 종전 후 제56·57대 총리를 역임했고, 작은 외할아버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는 제61·62·63대 총리를 지냈다. 아버지는 총리 후보로 유력했던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郎)다. 어떻게 이렇게 착하고 좋은 할아버지들을 악마처럼 볼 수 있냐며 아베는 할아버지들을 존경하며 자랐다. 말할 필요없는 완벽한 금수저다.
둘째, 당시 독일과 일본의 주변국이 다르다.
독일은 약자 폴란드를 먼저 공격하고, 체코와 헝가리를 공격하면서 꼭두각시 어용정부를 세워 놓았다. 일본은 분출구가 한국 하나다. 국내 문제를 한국으로 분풀이 하도록 배출구로 한국을 이용한다.
셋째, 당시 독일과 일본은 다르다.
히틀러는 <동물농장>의 나폴레옹 돼지, <1984>의 빅브라더와 비교할 수 있겠다. 일본은 조지 오웰이 쓴 <1984> 식의 파시즘 국가가 아니다. 헉슬리가 쓴 <멋진 신세계>와 비슷한 상황이다. 네온사인처럼 화려하고 재밌는 정보들이 많아, 정작 문제가 되는 진실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화려함을 피워내는 중심에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있다. 아베는 빅브라더가 아니라, 너무도 친절하고 싹싹한 헌신자로 보인다. 멋진 신세계에는 게쉬타포나 가스실이 등장하지 않는다.
요즘 아베는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내년 2020년 4월 도쿄올림픽 때까지 아베는 웃는 얼굴만 보이고 직접 한국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지도 모르겠다. 히틀러가 그랬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앞두고 히틀러는 평화정신을 내세우며 유대인 차별을 중지했다.
그 싹싹한 친절함에 괴로워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다. 이번 일이 일어나고, 내 앞에서 아베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보였던 세 분의 일본인을 잊을 수 없다. 한 분은 우리 일본인이 개헌을 저지했다며, 내 손을 잡고 울먹이셨다. 한 분은 약간 취해 와서 내게 일본인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또 한 분은 저 악의 세력에 작가인 우리는 꽃을 들고 투쟁하자고 하셨다.
아베에 반대하고 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들은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좋아요_한국'을 이어서 쓰고 있다. 작가와 지식인들은 서명을 하며 한국 시민과 연대하여 '아베-히틀러'에 저항하고 있다. (
한국을 적대시 하는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성명서 서명 사이트 https://hoy.kr/4uStO /
한국은 적인가 서명 사이트 https://hoy.kr/l2LJX)
우리도 한때 전두환을 얘기하다가, 그 썩을놈, 죽일놈, 하며 분통을 터뜨리지 않았던가. 저 눈물을 보면, 그 추웠던 한 겨울에 눈물도 잊은 채 촛불을 들고 광장 위에 엎드려 기도하던, 꽁꽁 언 발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던 기억이 난다. 그 아픔 그 눈물을 전부는 공유할 수 없어도 가끔 생각만 해도 끔찍한 것이다.
아베를 히틀러로 보지 마시라. 아베는 히틀러보다는 훨씬 달콤하고 친절하다. 자민당의 보수방류 조직은 나치의 조직보다 훨씬 생명력이 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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