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조 조선대학교 특임교수는 8월 10일 오후 창원대학교에서 <명심보감>에 대해 강연했다.
윤성효
"복은 깨끗하고 검소한 데서 생긴다"
김병조 교수는 <명심보감-정기편>에 나오는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복생어청검(福生於淸儉, 복은 깨끗하고 검소한데서 생긴다)'을 함께 읽은 뒤 그는 "세상이 어려운 것은 사치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다 부자다. 제가 어렸을 때는 집 사고 차를 샀는데, 지금은 차 사고 집은 안 산다. 끝이 없는 낭비를 하고 사치하기에 환경에 피해가 온다"며 "오래 전 명심보감 내용인데 지금 이 순간에 봐도 딱 떨어지는 말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렴하고 결백한 데서 복이 온다. 분수를 지키라는 말이다. 검소한 것은 분수를 지키며 사는 것이다. 3/4, 5/4 이런 게 분수다. 3/4은 진분수이고 5/4는 과분수다"며 "넷을 가졌는데 다섯을 쓰면 가짜다. 자기 능력은 넷인데 다섯이라 생각하면 가짜다"고 했다.
이어 "훌륭한 사람은 넷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셋만 쓴다. 자가용을 살 수 있어도 전철을 타고, 벤츠를 탈 수 있는데도 티코를 타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분수를 알아야 한다'고 한 그는 "처음에 개그맨 시작할 때 제 역할이 '지나가는 행인'이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탤런트 임현식·전원주 이야기를 했다.
그는 "임현식 어머니 칠순잔치 때 사회를 봤는데, 알고 보니 집안이 좋더라. 임현식은 드라마 역할에서 왕을 시켜줘도 안한다고 했다. 전원주는 숙명여대를 나왔는데 그 나이에 대학을 나왔으니 얼마나 잘 나갔겠느냐. 두 사람의 역할이 머슴과 식모라는 마음으로 살기에 지금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덕생어비퇴(德生於卑退, 덕은 몸을 낮추고 겸손한데서 생긴다)'에 대해, 김 교수는 "재주도 있고 덕을 함께 갖춘 사람이 성인이다. 성인은 재주가 있는 데도 낮추는 것이다. 재주가 없어도 덕이 넘치는 사람이 군자다. 덕은 겸손에서 온다. 나는 늘 아무 것도 아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맹사성(孟思誠) 이야기를 했다.
"원래 맹사성은 아주 교만한 사람이었다. 19살에 장원급제를 했고, 20살에 파주군수가 되었다. 그랬으니 얼마나 교만했겠느냐. 이방이 주위에 훌륭한 스님이 있으니 찾아가서 자문을 구하자고 해서 갔다. 가서는 맹사성이 '이방이 가자고 해서 왔다'고 하면서 '어떻게 하면 훌륭한 군수가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스님은 '좋은 일을 많이 하면 된다'고 했다. 웃으면서 가려고 했는데, 스님이 이왕 왔으니 차나 한 잔 하고 가라고 했다. 방에 들어가서 차를 따르는데, 스님이 찻물을 멈추지 않고 계속 부었다. 잔에 차가 넘쳤다.
이때 맹사성이 '스님 찻잔이 넘쳐 방을 더럽히겠다'고 했다. 그러자 스님이 '찻잔이 넘치는 것은 알면서 자신의 지식만 믿고 교만한 것은 모르느냐'고 했다. 한 대 맞은 느낌이었던 맹사성이 일어나서 문을 나가려고 하자 이마에 찍힌 것이다. 그것을 본 스님은 '이마가 부딪치지 않으려면 몸을 낮추어야 한다'고 했다."
'도생어안정(道生於安靜,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데서 생긴다)'에 대해, 김병조 교수는 "도는 마음이 편안한 데서 생긴다. 도는 길이다. 올바른 길이다.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차도와 인도가 있는데, 차도로 사람이 뛰어 들면 죽는다"고 했다.
그는 "'군자대로행'이라고 하면 흔히 사람들은 '넓은 길'을 생각하는데 아니다. '대로'는 '정도'라는 뜻이다. 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가는 게 정도다. 빨리 가는 게 아니고 쉬엄쉬엄 가더라도 바른 길로 가는 것이다. 몸으로 가는 게 욕심이고, 머리로 생각하면서 가는 게 '바른 길'이다"고 했다.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명생어화창(命生於和暢, 천명은 마음씨가 부드럽고 밝은 데서 생긴다)'에 대해 그는 "생명은 맑고 깨끗한 데서 온다. 생명은 맑은 물과 깨꿋한 공기에서 온다"며 "건강은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 건강하려면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 마음에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마음이 편안하려면 아래를 보면 된다. 행복은 위가 아니라 아래에 있다"며 "경기 시상식 때 보면,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과 비교하며 얼굴을 찌푸리고, 동메달을 딴 선수는 자칫하면 못 받을 줄 알았기에 기쁘게 생각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 수명도 오래 간다"고 덧붙였다.
'우생어다욕(憂生於多慾, 근심은 많은 욕심에서 생긴다)에 대해, 그는 "근심이 많은 것은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 욕심은 끝이 없다. 1억도 큰 돈인데도 10억 모으고 싶어 하고, 10억을 모으면 100억을 모으고 싶어 한다. 그러다가 감옥 간다. 아래를 봐야 동전을 줍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