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출석하는 조국 후보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 민원실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대체로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논란거리를 주변적인 문제, 작은 문제인 듯한 태도를 취하곤 한다.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가 임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학벌주의 행태에 침묵하거나 이를 두둔하는 태도는 건강하지 못하다. 검찰이 개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국 사회의 개혁을 막는 힘으로 타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학벌주의에 찌든 입시제도, 이에 근거한 각종 차별, 연구 윤리의 붕괴 등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이 논란이 사회 개혁의 동력이 되기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학벌주의를 성찰하고, 학벌주의를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마련해야 한다.
요컨대, 대학생들의 등을 떠민 힘이 따로 있다고 말함으로써 사건의 무게를 줄이기보다 그들이 어떤 생각에 발 딛고 있는지 그 자체를 보아야 하며, 국민적 공분의 뿌리가 얼마나 많은 차별과 배제의 썩은 거름에 묻혀 자라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입시제도의 문제가 아닌 대학서열의 문제
다른 한편에서는 이 사건, 학벌주의의 본질을 은폐하고 논쟁의 구도를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의 대립으로 호도하는 경향도 발견된다. 그러나 대학서열을 철폐하지 않는 이상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꾸어도 힘을 가진 사람들은 학벌을 통해 힘을 물려 주기 위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그 방법이 어렵고 복잡할수록 소수만이 비용을 치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학생들을 줄세우는 방법에 골몰할 것이다.
지금까지 학벌주의에 대한 대책들은 문제의 뿌리를 캐기보다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꼼수에 머물러왔으며, 이 때문에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확산되어 왔다. 한 때 대학 정원을 마구 늘려 학벌 서열 안으로 온 국민을 끌어들인 결과, 우후죽순 생겨난 사립대는 이제 폐교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학벌주의를 건드리지 않고, 입시 제도를 바꾼다고 학벌사회의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다. 신분제를 폐지하지 않은 채 양반의 숫자를 늘리고, 돈을 주고 족보를 살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신분사회의 적폐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일은 신분제를 폐지하는 것이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신분제는 '대학서열'이다.
시민사회의 역할과 과제
시민 사회에서 문제의 공론화는 종합된 진실에 기초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어디까지나 후보자의 정책적 견해와 입장이 중심이어야 한다. 다만, 후보자와 그 자녀의 사례를 통해 학벌사회에 대한 분노와 문제의식이 퍼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시민사회에서는 '대학서열 철폐'와 '평준화, 전문화된 고등교육'(공영형 사립대학,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등), 초중등 교육개혁에 대한 논의를 이야기 밥상에 성실하게 차려내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이제 실천과 행동은 대학의 좁은 마당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광장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학벌주의의 뿌리를 캐기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분노한 시민들과 함께 학벌주의를 넘기 위한 싸움을 앞으로도 힘차고 성실하게 펼쳐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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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증 제시해야 참여 가능한 집회, '순수혈통' 지키기 위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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