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산책하기 좋은 황성공원.
김종성
북천(北川)은 경주시 황룡동 함월산에서 발원하여 보문저수지를 거쳐 서쪽으로 흐르다가 형산강으로 흘러드는 길이 21km의 하천으로 형산강의 제1지류다. 조선 중종 25년(1530)에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북천의 다른 이름이 알천(閼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알(閼)자는 가로막다, 멈추게 하다의 뜻으로 하천의 의미를 상상하게 한다. 북천의 옛 이름을 증명이라도 하듯 북천을 지나는 여러 다리 가운데 '알천교'가 자리하고 있다.
형산강과 북천의 합수부에 있는 황성공원(경주시 황성동)을 향해 가다가 눈길을 끄는 자전거탄 시민을 만났다. 흰 모시옷 입은 아저씨와 오래된 자전거가 이 도시와 잘 어울렸다. 내가 사는 도시에선 보기 힘든 '클래식' 자전거는 무려 30년 넘게 타고 있단다.
황성공원은 경주예술의 전당, 문화예술회관, 시립도서관 등이 있는 경주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황성공원이 더욱 좋은 건 울창한 나무숲이 있어서다. 수백 년 묵은 느티나무들이 공원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다. 느티나무를 지나면 하늘을 향해 구불구불 솟아난 소나무 숲이 나온다. 솔숲 사이로 난 오솔길로 솔향기를 맡으며 맨발로 산책하는 시민들도 있다. 보라색으로 꽃이 피어나는 맥문동을 심어놓아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모습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