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멸의 연인> 포스터
불멸의 연인
이 편지가 현재까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편지에는 수취인도 연도가 없어서 베토벤이 언제, 누구에게 보낸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거니와, 편지 속 베토벤은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과는 다르게 끓어오르는 사랑에 대한 통제할 수 없는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불멸의 연인>은 이 편지를 토대로 그 연인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내용의 영화다. 이 영화는 베토벤이 남긴 편지라는 사실 빼고는 명백한 허구다. 영화 속 불멸의 여인은 베토벤의 동생 부인, 즉 제수씨로 묘사됐는데 베토벤을 연구한 그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다. 영화는 영화일 뿐.
아직도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조각난 증거들을 퍼즐처럼 모아 붙여 추정할 뿐이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를 토대로 유력한 후보 3인방이 있다. 이들이 아닌 제3의 인물도 거론되고 있다.
베토벤이 이 편지를 쓴 정확한 년도와 장소는 불분명하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베토벤이 7월 6일 월요일 아침부터 7월 7일 화요일에 걸쳐 이 편지를 썼다는 사실. 그리고 7월 7일, 베토벤이 보헤미아의 온천 휴양지인 테플리츠로 갔고, 이후 테플리츠에서 카를스바트로 갔다는 점이다.
7월 6일이 월요일인 해와 베토벤의 사생활을 살펴봤을 때 여인들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해로 추정되는 1812년이 유력하다. 즉, 1812년 베토벤이 만났을 여인을 추론하는 방식으로 베토벤 연구가들의 불멸의 여인 찾기가 시작된다. 우선, 베토벤이 쓴 편지를 살펴보자.
"(생략) 내 마음속에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요... 기운 내요. 나의 진정한, 나의 유일한 보물이여, 당신은 나의 전부이고 나는 당신의 전부입니다."
"아직도 자리에 누워있지만 내 생각은 당신에게 달려갑니다... 나는 전적으로 당신과 함께 살든지 아니면 완전히 당신 없이 살든지 둘 중의 하나만 가능합니다… 당신의 사랑은 나를 가장 행복하고도 가장 불행한 남자로 만들어 버렸군요. 내 나이에 안정되고 조용한 생활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나를 사랑해주세요. 오늘, 어제, 당신에 대한 이 갈망은 얼마나 눈물겨운지. 당신, 당신, 나의 삶, 나의 모든 것, 안녕. 계속해서 나를 사랑해주오. 당신이 사랑하는 자의 가장 충실한 마음을 절대로 오해하지 마오. 언제나 당신의, 언제나 나의, 언제나 우리의 L."
세 명의 연인 그리고 세 개의 곡
쓰는 손이 오글거릴 지경인 이 편지가 정녕 베토벤이 쓴 연애편지라니. 이런 베토벤의 편지를 받을 첫 번째 후보자는 '요세피네 폰 브룬스비크'이다.